한국미술의 시간부터 공간까지… 지금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미술을 경험하는 다섯 가지 방식
입력: 2026.09.01(화)
추가입력: 2026.09.02(수)
미술관에서 마주하는 예술은 저마다 다른 질문에서 시작된다. 한국현대미술의 지난 시간을 되짚고, 동시대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읽게 된다. 언어와 소통은 움직임과 공간의 경험으로 바뀌고, 한 사람이 살아온 집과 장소의 기억은 서로 다른 시간과 삶을 연결한다. 서울에서 과천으로 시선을 옮기면 빛 · 자연 · 건축까지 관람의 일부로 들어온다. 다섯 전시를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미술을 경험하는 방식은 작품 안에만 머물지 않을 듯하다.
미술은 언제부터 ‘보는 것’만이 아니었을까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이것은 개념미술이다’ 그리고 동시에 ‘개념미술이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10월 11일까지 열리는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는 제목부터 질문을 남긴다. 개념미술은 1960년대 중반 서구 미술계에서 등장했고, 사물이나 오브제 같은 ‘보이는 것’보다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개념을 언어로 풀어낸 작품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조금 다른 흐름으로 ‘개념미술’이 만들어졌다. 물질성을 완전히 지우거나 작품을 언어로 바꾸기보다는, ‘미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생각을 개념으로 발전시키고 이를 현실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남은 형태와 재료까지 모두 작품으로 다뤘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이것은 개념미술이 (아니)다> 전시장 전경 /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MMCA)
전시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에서 개념미술의 흐름을 만들어온 김범, 김순기, 김용익, 김홍석, 박이소, 안규철, 오인환, 이건용 등 작가 28명의 작품과 자료 140여 점으로 구성된다. ‘언어·논리·행위’, ‘사물과 언어’, ‘지도와 측정’, ‘기호의 조정자들’이라는 네 개의 장을 지나며 언어와 행위, 사물과 공간처럼 익숙했던 것들이 어떻게 새로운 미술의 언어가 되었는지 살펴볼 수 있다.
그중 이건용의 ‘장소의 논리’(1975)는 말과 행위만으로도 하나의 작품이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바닥에 원을 그리고 그 안과 밖을 오가며 ‘저기’, ‘여기’, ‘거기’를 말한다. 같은 원을 두고도 사람이 어디에 서 있는지에 따라 장소를 가리키는 말과 의미는 달라진다. 사진으로 남은 것은 바닥에 그려진 원과 작가의 움직임이지만, 작품은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해온 언어와 공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김범의 ‘풍경 #1’(1995)은 이미지가 있어야 할 자리를 문장으로 채운다. “이 푸른 하늘을 보시오. 이 나무들을 응시하시오. 여기 흐르는 강을 보시오.”라는 지시문을 따라가지만, 화면 어디에도 하늘과 나무 그리고 강은 보이지 않는다. 관람객은 글을 읽으며 각자의 머릿속에 서로 다른 풍경을 그리게 된다. 완성된 이미지를 바라보는 대신 읽고 상상하는 행위가 새로운 감상의 방식이 된다.
지금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 넷
<올해의 작가상 2026>
과거에 던진 질문이 현재로 이어지면 어떨까. 2012년부터 계속된 <올해의 작가상 2026>에서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구성하는 조건과 구조를 탐구한다. 올해 선정된 작가 이해민선, 이정우, 전현선, 홍진훤은 회화 · 영상 · 사진 · 설치 등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각자의 시선을 펼쳐낸다.
<올해의 작가상 2026> 작가 이해민선
<올해의 작가상 2026> 작가 전현선
<올해의 작가상 2026> 작가 이정우
<올해의 작가상 2026> 작가 홍진훤
이해민선은 주변에 남겨진 흔적을 세심하게 관찰하여, 그 속에서 사라졌거나 여전히 남아 있는 존재처럼 대비되는 개념 사이의 관계를 탐구한다. 신작으로는 완전히 녹지 않은 눈에서 얼룩과 먼지, 녹아내린 자국을 발견하고 이를 화면에 쌓아 올려 사라진 듯 보이는 눈을 다시 불러낸 ‘잔설’(2026)이 있다. 또한 ‘바깥’(2026), ‘직립식물_덩어리’(2026)도 신작이다. 이정우는 해방 직후 제작된 영화 <자유만세>(1946)에서 사라진 장면을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재구성하여 검열과 삭제, 왜곡된 역사를 추적한다. 작가는 과거 검열이 오늘날 플랫폼 규정과 콘텐츠 필터링, 데이터 편향의 형태로 반복되고 있음을 드러내며 오늘날 ‘자유’의 의미를 묻는다.
전현선은 인공 암벽장처럼 기하학적 형상들로 가득한 캔버스 30개로 구성한 ‘토끼도 굴을 두 개 판다’(2026)를 비롯해 캔버스 뒷면이 보이도록 배치해 공간을 만든 대형 회화 등을 선보인다. 회화 속 이미지가 공간으로 걸어 나온 듯한 조각도 전시장 곳곳에 놓이며 화면 안에 머물던 회화의 경험을 실제 공간으로 넓힌다. 마지막으로 홍진훤은 이미지가 사회적 · 정치적 권력과 맺는 관계를 사진과 영상으로 추적한다. 집회와 사회운동의 현장에서 생산되고 유통되는 이미지를 통해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보이지 않게 되는지, 이미지를 둘러싼 시선과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들여다본다.
움직이는 언어, 권력 구조를 드러내다
MMCA×LG OLED 시리즈 2026: 김 크리스틴 선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거대한 화면을 가로지르던 선들이 벽과 바닥으로 뻗어 나가며 움직이는 언어로 바뀐다. 속도와 방향을 가진 선들은 서로 부딪치고 밀어내며 끊임없이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 있는 서울박스에서 11월 29일까지 열리는 김 크리스틴 선Christine Sun Kim의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은 드로잉과 애니메이션, 벽화, 사운드, 텍스트로 전시장 전체를 채우며 서로 다른 언어와 감각이 만나고 소통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김 크리스틴 선 개인전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 전시장 전경 /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MMCA)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는 고전 만화에서 속도와 방향, 충돌과 긴장을 표현하는 ‘모션 라인’과 미국 수어의 움직임을 자신만의 시각 언어로 재구성한다. 만화와 수어에서 발견한 움직임은 평면 드로잉을 벗어나 세로 8.1m 곡면 OLED 화면과 벽, 바닥으로 이어진다. 관람객 역시 서울박스를 가로지르며 드로잉이 보여주는 동작을 몸짓으로 따라 해보고, 작품 속 언어를 경험할 수 있다.
전시 제목 ‘완고한 바위, 무모한 싸움들’에는 오늘날 반복되는 갈등과 소모적인 논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 있다. 디지털 환경과 온라인 매체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채 같은 대화와 충돌을 반복하는 상황을 작가는 ‘돌과 끝없이 논쟁하는 듯한 감각’에 빗댄다. 여기서 ‘바위’는 자기 뜻을 고수하는 타인인 동시에 확신에 갇혀 타협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을 가리킨다. 하지만 작가의 질문은 개인 사이의 갈등에 머물지 않는다. 누가 말할 수 있고 누가 듣는 위치에 놓이는지, 어떤 목소리는 전달되고 어떤 목소리는 배제되는지 살피며 언어와 소통을 둘러싼 권력 구조까지 파고든다. 서울박스 안에서 끊임없이 움직이는 언어는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소통의 규칙을 되짚게 한다.
집이라는 가장 친밀한 ‘소우주’
<서도호>
혼자가 아니게 된 서도호가 바라보는 ‘집’은 예전과 다르다. 유학 시절 혼자 생활할 때 그에게 ‘집’은 떠나온 장소였다. 고정되지 않고 이동하는 ‘집’을 통해 그는 그곳에 남은 기억에서 출발해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 그리고 공동체와 사회로 사유를 넓혀왔다. 가정을 꾸린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하는 삶과 자신의 아버지로부터 건네받은 부성애가 새로운 중심축으로 들어온다. 그만큼 서도호가 이야기하는 ‘집’의 의미도 한층 넓어졌다. 작가는 이를 ‘가장 친밀한 소우주’라고 표현한다. 그는 집이라는 작은 세계가 학교와 사회, 우주로 확장되듯, 달라진 삶은 오랫동안 탐구해온 ‘집’을 새롭게 바라보게 했고 신작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한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쌓여온 그의 예술 세계는 이제 다음 세대를 향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서도호> 전시장 전경 /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MMCA)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서도호>(~ 2027. 2.9)는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30여 년에 걸친 작업을 아우르는 약 500점과 아카이브를 선보인다. 전시는 어린 시절 한옥 마당에 있던 나무를 깎아 만든 조각부터 드로잉, 대학 졸업작품과 유학 전 작업 등을 모아 복도에 설치한 대형 구조물 ‘시드 뱅크’에서 시작한다. 한 작가의 현재를 만든 기억과 생각의 씨앗을 살펴본 뒤 3전시실에 들어서면 성북동 한옥의 대문을 재현한 ‘작은 문’(2017)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살았던 집의 일부인 이 문은 안과 밖을 나누는 경계이면서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을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드로잉 200여 점에서는 집과 몸, 이동과 관계처럼 오랜 시간 서도호의 작업을 이루어온 생각들을 읽어나갈 수 있다.
집과 장소를 기억하는 방식은 4전시실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흔적으로 남는다. <러빙/러빙> 연작에서 서도호는 자신이 살았거나 사라질 장소에 종이를 대고 문지르며 벽과 문, 바닥에 남은 자국을 기록한다. 눈앞에서 사라진 공간도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의 기억 속에서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장소의 표면을 떠내듯 남긴 흔적에는 한 사람이 그곳에서 보낸 시간과 기억이 함께 쌓인다.
5전시실에 들어서면 ‘집’을 향한 생각은 개인의 기억을 넘어 더 넓은 세계로 뻗어 나간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다리 프로젝트>는 서도호가 집이라고 여겼던 서울과 뉴욕을 직선으로 잇고, 두 도시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태평양 한가운데 ‘완벽한 집’을 짓는 상상에서 시작됐다. 이후 런던에서 가정을 꾸리며 세 번째 집이 더해졌고, 서울과 뉴욕, 런던에서 같은 거리에 있는 지점도 북극 보퍼트해 인근 축치 고원으로 옮겨갔다. 하나의 집을 짓기 위한 상상은 건축가와 철학자, 인류학자, 엔지니어 등 여러 분야 전문가와 협업하며 기후와 환경, 국경과 관계,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생태환경까지 생각하는 긴 프로젝트로 확장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20년 넘게 변화해온 <다리 프로젝트>의 여정과 현재가 함께 펼쳐진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린 <서도호> 전시장 전경 /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MMCA)
같은 공간에는 서도호가 실제로 살아온 여러 집의 시간도 포개진다. ‘완벽한 집: 런던, 호셤, 뉴욕, 베를린, 프로비던스, 서울’(2024)은 여러 도시의 집에서 가져온 문손잡이와 콘센트, 스위치 같은 요소를 천으로 만들어 한 공간에 겹쳐 놓는다. 전시실 밖으로 이어지는 22m 길이의 ‘둥지/들’(2024)에 들어서면 서로 다른 도시에서 살아온 공간들이 하나의 집처럼 연결된다. 관람객은 그 안을 직접 걸으며 멀리 떨어져 있던 장소와 시간이 한 사람의 삶 안에서 함께 존재하는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30여 년이라는 시간을 걸어온 전시는 현재의 서도호에게 다가가며 가족의 삶으로 향한다. MMCA스튜디오에서는 결혼하고 아이들이 생긴 이후 달라진 삶에서 출발한 ‘부성애’에 관한 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가족의 옷에서 떼어낸 주머니와 추억의 사물을 코트 안에 담은 신작 ‘사랑의 기억’(2026)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이야기가 새로운 ‘집’이 된 작가의 현재를 보여준다. 어린 시절 한옥에서 살았던 경험을 부모에게 받은 ‘선물’이자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이루는 일부로 바라보는 서도호는 자신 역시 아이들에게 무엇을 건넬 수 있을지 생각한다. 그에게 집은 이제 가족의 삶과 이야기를 품고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하나의 ‘소우주’이다.
빛을 따라 다시 만나는 미술관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
빛을 따라 걷다 보면 작품뿐 아니라 미술관의 건축과 자연, 그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까지 풍경 안으로 들어온다. 올해 개관 4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2026.7.10 ~)은 ‘빛’을 매개로 익숙했던 미술관을 새롭게 바라보는 프로젝트다. 조각공원에서 미술관으로 들어와 로비와 브릿지, 전시실을 오가는 동안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은 미술관이라는 공간으로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 ‘마퀴’, 2019
김아영.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 2024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열린 <MMCA 과천 40주년: 빛의 상상들> 전시장 <잔상> 전경 /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MMCA)
미술관 안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로비에 설치된 필립 파레노Philippe Parreno의 ‘마퀴’(2019)가 빛을 내며 눈길을 끈다. 로비를 지나 3층 브릿지로 올라가면 김아영의 ‘딜리버리 댄서의 선: 인버스’(2024)가 유리창 너머 과천의 풍경과 디지털 이미지를 겹쳐 놓는다. 전시실로 향하기 위해 지나던 로비와 통로가 작품을 마주하고 주변을 바라보는 장소가 되면서, 익숙했던 미술관의 풍경도 다르게 다가온다.
브릿지를 지나 새롭게 마련된 2원형전시실에 들어서면 <잔상>이 이어진다. 제임스 터렐James Turrell과 이반 나바로Iván Navarro는 이곳에서 빛을 통해 서로 다른 공간을 만들어낸다. 터렐의 작품과 마주서면 빛이 띠는 색과 깊이가 관람자가 선 위치와 시선에 따라 달라지고, 나바로는 네온과 거울을 이용해 실제 공간 너머로 끝없이 이어지는 듯한 착시를 만들어낸다. 빛을 바라보는 행위는 어느 순간 자신이 서 있는 공간을 감각하는 경험으로 바뀐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조각공원에 놓인 김하늘 작품 ‘스티로폼 소파(어상자)’(2026) /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MMCA)
전시실을 나와 다시 미술관 밖으로 향하면 조각공원의 <머무는 자리>로 동선이 이어진다. 김하늘, 방효빈, 임정주, 하지훈, 황형신은 과천관 조각공원의 소장품과 주변 환경에서 출발해 관람객이 앉거나 몸을 기대며 머물 수 있는 작품을 제작했다. 작품을 멀리서 바라보는 대신 그 곁에 앉아 나무와 바람, 빛의 변화를 함께 경험함으로써 조각공원은 작품을 전시하는 장소에서 사람이 머무는 공간으로 넓어진다.
1986년 문을 연 과천관의 40년을 돌아보는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의 시간을 나열하기보다 지금의 미술관을 다시 걷게 한다. 미술관 동선을 따라가면 빛은 작품을 비추고 건축을 드러내며 자연을 안으로 끌어들인다. 작품을 보기 위해 찾았던 미술관에서 어느 순간 자신이 걷고 머무는 공간까지 바라보게 되는 경험, <빛의 상상들>이 다시 발견하는 과천관의 모습이다.
한국현대미술의 지난 시간을 읽는 것에서 시작해 동시대 작가들이 바라보는 현실을 만나고, 언어를 다른 감각으로 경험한다. 한 사람이 살아온 집에서는 장소와 기억, 서로 다른 시간이 포개지고, 과천에서는 빛과 자연 속을 걸으며 미술관이라는 공간까지 다시 바라보게 된다. 서울과 과천에서 만나는 다섯 전시는 서로 다른 질문에서 출발하지만, 전시를 하나씩 지나며 미술을 경험하는 방식은 조금씩 넓어진다. 예술을 본다는 것은 무엇을 바라보는 일이며, 그 경험은 우리의 시선을 어디까지 바꿀 수 있을까.
Words and Photograph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National Museum of Modern and Contemporary Art, Korea(MM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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