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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애크로이드 | FERTILE GROUND

레베카 애크로이드 | FERTILE GROUND



2022. 8. 30 - 10. 13

Fertile Ground

레베카 애크로이드

페레스 프로젝트 서울


영국 출신으로 런던과 베를린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 레베카 애크로이드 개인전 <비옥한 땅 Fertile Ground>이 10월13일까지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 있는 페레스 프로젝트 서울에서 열린다. 아시아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이자 페레스 프로젝트와 함께하는 세 번째 전시에서 작가는 올해 작업한 회화 7점과 조각 2점을 공개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한없이 빨려 들어갈 듯한 나선형 패턴이 그려진 카펫이 눈길을 끈다. 1960년대 카펫에서 모티브를 얻고서 작가가 직접 그린 무늬는 전시장 곳곳에 있는 작품들을 하나로 연결하며 시간 흐름을 비유한다. 바닥에 그려진 선을 따라 걷다 보면 작품을 마주하게 되는데 마치 잊고 있던 순간이 떠오르듯이 작가의 기억에 동화하여 잠재된 감정과 고민을 같이 나누고 생각하게 한다.

레베카 에크로이드 Rebecca Ackroyd. ‘Fertile Ground (2022)’ /Courtesy of the artist & Peres Projects

전시와 같은 제목인 조각 ‘fertile ground (2022)’는 어머니가 1960년대에 신었던 부츠를 똑같이 착용한 작가가 자기 몸을 에폭시 레진으로 본을 떠서 원형 톱날과 함께 철장 구조물에 설치한 작품이다. 휴식을 취하듯 편안하게 앉아 있는 신체 형상은 묘하게 힘들고 불안정하여 연민이 느껴진다. 21세기 영국에서 살아가는 여성이 속에 감춘 분노를 표출하는 방식을 끊임없이 탐구하는 작가는 반투명한 신체 형상에 연약한 상태를 드러내어 여성이 지닌 고유한 본질 외에도 임신·출산으로 인한 신체적 한계로부터 시간적 자유로움을 어떻게 얻게 되는지 질문을 건넨다. 마치 엄마와 딸 혹은 과거 여성과 현시대를 사는 여성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대화를 끌어내며 시간을 초월하여 공존하고 있는 가운데 답을 향해 나아감을 암시한다.

레베카 에크로이드 Rebecca Ackroyd. ‘Natural order (2022)’ /Courtesy of the artist & Peres Projects

레베카 에크로이드 Rebecca Ackroyd. ‘Rapid (2022)’ /Courtesy of the artist & Peres Projects

또한 회화 작품에서도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보는 소재인 배수구에 빨려드는 머리카락이나 나사가 나선형 무늬를 연상하게 하는 초현실적 구성으로, 이전에 간직한 기억과 잠재의식이 지속해서 변하는 시간 따라 왜곡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특히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기억에 사로잡힌 작가가 추상하며 그려내는 무의식 세계가 장밋빛 색감인 붉은색, 분홍, 초록, 그리고 주황색으로 가득 물든 채 ‘소리 없는 비명’을 내고 있어 관람자는 여러 감정에 휩싸이며 조각을 바라볼 때와 마찬가지로 변증법적 생각을 이어가게 된다.

런던에 있는 한 건설 현장에서 작가는 계획적으로 짜 맞춰진 금속과 파이프가 이루는 구조물을 보고 촬영한 사진으로 이번 신작들을 작업하였다고 한다. 여기서 과거 경험에 얽힌 이야기와 기억이 어떤 구조적 형태로 관계를 맺는지 창의적인 이미지로 기록해가는 레베카 애크로이드는 작품뿐 아니라 전시 공간을 아우르며 자기를 투영하는 예술세계를 짙게 펼쳐 보인다.

기자간담회가 열린 페레스 프로젝트 서울에서 작가 레베카 애크로이드가 실시간 온라인으로 참여한 가운데 기자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왼쪽에는 갤러리 설립자 하비에르 페레스 모습.

레베카 애크로이드(b. 1987)
Rebecca Achroyd

영국에서 태어나 런던과 베를린에서 주로 활동하는 작가 레베카 애크로이드는 조각·설치·회화를 넘나들며 가정 공간, 파멸과 위축, 욕망과 혐오를 탐구하고 여성과 신체를 주제로 다루며 전시 공간을 고려하여 작품을 완성한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페레스 프로젝트에서 열린 <The Mulch>와 <100mph>, 폴 럭크래프트가 기획한 런던 자블로도비치 컬렉션에서 선보인 <The Root>, 이탈리아 밀라노의 폰다지오네 포모도로에서 기획된 <Underfoot> 등이 있다. 그룹전은 이탈리아 브레시아 <cadavre exquis>(갤러리 마시모미니니), 프랑스 파리 <Masters and Servants>(이그렉 갤러리), 영국 <Act 1: Body en Thrall>(러그비 아트 갤러리&뮤지엄) 그리고 프랑스 <Mademoiselle>(옥시타니 지역 현대미술센터)에 참여하였다. 2023년에는 독일 하노버의 케스트너 게젤샤프트에서 아담 부다크가 기획을 맡은 개인전을 열 예정이다.


페레스프로젝트 서울
2002년 하비에르 페레스가 독일 베를린에 설립한 페레스프로젝트는 올해 4월에 서울신라호텔에 분관을 열며 <SPRING>展을 선보였고, 라파 실바레스와 딜런 솔로몬 크라우스 개인전에 이어 네 번째로 레베카 애크로이드 개인전을 소개한다.

서울 중구 동호로 249 (서울신라호텔 B1) /Tel. +82 2 2233 2335
관람: 화-금요일, 10시–19시 / 토-일요일, 11시–19시


Words by Grace
Additional photograph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the artist & Peres Projects, Berlin, Seoul and Mi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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