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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진, <영원히 회귀하는 시간> 속에서  ‘고마워, 나를 키운 꽃과 바람아!’

이나진, <영원히 회귀하는 시간> 속에서 ‘고마워, 나를 키운 꽃과 바람아!’



2023. 1. 27 – 2. 17

영원히 회귀하는 시간

이나진

청화랑


낯선 세상이 두렵고
어른다운 어른은 어떤 모습인지 고민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꽃 보며 많이 웃고 눈물이 흘러도 바람결에 실어 보내며
늘 감사하는 시간을 지내왔고 지금에 이른 듯하다.
그때로 되돌아가서 나직하게 건네는 한 마디.
‘고마워, 나를 키운 꽃과 바람아!’

이나진 개인전 <영원히 회귀하는 시간>이 열린 청화랑 전시장 전경

화려한 왕관을 얹고 목걸이를 건 작고 여린 동물이 초롱초롱하고 당찬 눈망울로 마주 대하는 회화를 선보이는 작가 이나진 개인전이 서울 청담동 청화랑에서 2월17일까지 열린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흐르는 시간을 따라 어른이 된 작가가 일생에서 회귀하듯이 아이였던 모습과 마주하는 작품들이 걸려 있다. 그 앞에 가까이 다가가면 삶을 고찰하며 떠올린 여러 상념과 추억이 동물과 그 곁에 가득 채워진 채 숨은그림찾기처럼 드러난다. 서른이 넘은 나이에 일본 도쿄에서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작가는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뒤에 그림일기로 두려움을 이겨냈고 토끼띠 딸에게서 삶을 겹쳐 보며 어린 토끼를 그리기 시작하였다. 직접 물감으로 만든 노랑, 분홍, 금색, 은색 등 다채로운 색깔로 회색 토끼를 표현하였고, 탐스럽고 섬세한 털은 물감을 튜브에 넣어서 짜는 스퀴징 기법squeezing technique으로 묘사하였다. 그 이후로는 강아지·고양이·돼지·얼룩말 등을 더 풍부해진 색상으로 그려 생명력을 불어넣으면서 누군가의 지난 시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림 속 동물은 여전히 존경과 사랑을 받는 엘리자베스 여왕이 평생 지녀온 왕관과 목걸이를 착용하고 있다. 이는 어릴 적에 영국 케임브리지에서 자란 작가가 어른다운 어른이 되어야 하는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음을 은유한다. 토끼 곁에는 슬픔을 딛고 나아가도록 눈물을 흩날려주는 바람과 웃음 짓게 하는 꽃이 둘러싸여 있다. 작은 천사들이 꽃을 가득 안고 있거나 숲속에 숨은 토끼들,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하는 음악가와 관객 그리고 작은 장난감들로 가득한 수집함 등 아련한 기억 속 이미지를 배경에 윤곽선으로 묘사하여 어린 시절 이야기를 풍성하게 풀어낸 작품도 있다. 이제는 삶에서 여유를 찾게 된 작가가 품은 감정을 여실히 보여주는 그림도 전시장 곳곳에 걸려 있다. 흐드러지게 피어 물결을 이루는 ‘꽃’ 연작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영원히 회귀하는 시간’ 속에 잠시 머무르면서 삶을 돌아보고 살며시 웃음 지어보면 어떨까.

이나진 개인전 <영원히 회귀하는 시간>이 열린 청화랑 전시장 전경


청화랑
Chung Art Gallery

서울 강남구 삼성로 147길 4 (청담동)
Tel +82 2 543 1663
Hours 월-금, 10:30 AM – 6 PM / 토-일, 12:00 PM – 5 PM


Words by Grace
Additional photographs by Koeu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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