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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루프, 현실 너머 '환상 세계'로 초대하는 개인전 <d.o.pe.>

토마스 루프, 현실 너머 '환상 세계'로 초대하는 개인전 <d.o.pe.>

입력: 2024. 04. 04(목)
수정입력: 2024. 04. 08(월)


2024. 2. 21 - 4. 13

d.o.pe.

토마스 루프 Thomas Ruff

PKM 갤러리

 

거대한 융단 위에 펼쳐진 황홀한 광경. 언뜻 광활한 우주와 깊은 바닷속 생태계를 떠올리게 하거나 미세한 세포, 혹은 흐드러지게 핀 꽃과 잎사귀를 자세히 들여다본 듯이 강렬한 색채와 형상에 빨려들 듯하다. 바로 독일 출신으로 현대 사진 예술을 대표하는 거장 토마스 루프의 작품이다. 한국에서 20년 만에 개최된 그의 개인전에서 최신 사진 시리즈 <d.o.pe.>가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었다. 전시는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 본관에서 4월13일까지 선보인다.

토마스 루프Thomas Ruff 개인전이 열린 PKM갤러리 전시장에 걸린 작품 ‘d.o.pe.08(2022) /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사진 매체에 한계를 두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영역으로 넓혀나가는 토마스 루프는 이번 신작 시리즈 제목 ‘d.o.pe.’를 영국 작가 올더스 헉슬리Aldous Huxley가 쓴 <지각의 문The Doors of Perception>(1954)에서 가져왔다. 화학적인 촉매제로 인해서 지금까지 알던 인식 범위를 넘어서게 된 저자와 마찬가지로 토마스 루프 역시 점차 진화하는 현대 과학기술을 활용하여 시공을 초월한 듯한 세계를 관람자들이 볼 수 있도록 이끈다. 사진 기술과 개념을 끝없이 탐구하여 실험적인 작품에 도전해온 작가는 독보적인 시각언어를 세계 무대에서 선보여왔다. 20세기인 1970년대 후반 아날로그 시절에는 인물이나 집, 밤, 별 같은 일상적인 소재와 정치인 몽타주, 야간 투시 사진처럼 눈에 보이는 대상 위주로 촬영하였다.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접어들면서 몽롱하고 환상적인 감각을 드러낸 <Substratum(기층)>과 흔히 이미지 파일 확장명으로 알고 있는 <jpeg> 시리즈 등을 통해 사진인 듯 사진 아닌 작업을 선보이게 된 토마스 루프. 그는 ‘포착한 사진은 미리 구성된 진실에 지나지 않는다. 그 너머에 아직 우리가 이야기하지 않았고 인지하지 못한 세계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지면서 인공위성과 대중 매체에서 전송받거나 알고리즘으로 생성한 이미지 속 형상을 바꾸고 색을 입히는 디지털 작업에 이르렀다. 지난 40여 년 동안 25종류 넘는 시리즈를 선보인 그는 현대 사진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그런 그가 이번에 발표한 신작 <d.o.pe.> 시리즈는 프랙털 생성 소프트웨어Fractal-generating software를 사용하여 전체와 똑같은 모양이 끊임없이 작은 부분으로 되풀이되는 무늬를 카펫 위에 다채롭게 인쇄한 작품이다. 1979년 Benoit B. 만델브로트Mandelbrot에 의해 처음 개발된 프랙털 소프트웨어는 단순한 수학 규칙으로 복잡한 기하학 이미지를 만드는 컴퓨터 그래픽이고, 이는 오랜 기간을 거쳐 발전을 거듭하여 현재는 입체 효과를 구현하게 되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당시 기술력으로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지 못했던 토마스 루프는 마침내 신기술을 활용하여 깊이가 느껴지면서 빠져들 듯한 공간감을 표현하는 작품 <d.o.pe.>를 2년 전부터 선보일 수 있었다고 전한다.

토마스 루프Thomas Ruff 개인전이 열린 PKM갤러리 본관 전시장에 걸린 작품 ‘d.o.pe.10(2022) /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토마스 루프 개인전 <d.o.pe.>가 열린 PKM갤러리 본관 전시장 /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만델브로트의 수학과 헉슬리의 문학 사이에서, 사진이 다다른 경지를 또 한 번 끌어올린 토마스 루프는 우리를 현실 너머 환상 세계로 초대한다. 전시는 4월13일까지.

 

토마스 루프(b. 1958)
Thomas Ruff

지난 2월21일 기자간담회를 마친 토마스 루프Thomas Ruff가 작품 앞에 선 모습

토마스 루프는 독일 쿤스트아카데미 뒤셀도르프에서 베른트 베허Bernd Becher(1931-2007)에게 사진을 사사한 후, 1980년대부터 안드레아스 거스키Andreas Gursky,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와 함께 뒤셀도르프 사진학파의 주요 멤버로서 세계 사진계에서 활약하였다. 그의 주요 개인전은 뉴욕현대미술관, 런던 국립초상화박물관, 뒤셀도르프 K20, 도쿄국립근대미술관, 타이중 국립대만미술관 등에서 열렸다. 또한 런던 테이트 모던,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 바젤현대미술관 등에서 개최된 그룹전에 참여하였다. 1995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의 대표작가로 참여한 바 있는 그의 작품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워싱턴 D.C. 허쉬혼미술관, 파리 조르주 퐁피두센터 등 유수한 미술기관이 소장하고 있다. 


PKM 갤러리
PKM Gallery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40
관람: 화요일(Tue)–토요일(Sat), 11:00 – 18:00
문의: +82 2 734 9467

2001년에 문을 연 PKM 갤러리는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단색화 거장 윤형근과 구정아, 이불, 코디최 등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전시를 개최해왔다. 또한 해외 저명한 작가인 존 발데사리, 올라퍼 엘리아슨, 댄 플래빈 등을 국내에 적극 소개하였다. 젊은 작가들 작품전도 기획하여 이들이 차세대 미술 주자로 성장하도록 이끌고 있다. 또한 2004년 한국 화랑 최초로 프리즈 아트 페어에 초청되어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미술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고, 아트 바젤·피악·아모리 쇼·엑스포 시카고·프리즈(런던, 서울) 등 세계 아트 페어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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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한 빛이 감도는 &lt;Forme d’esprit (마음의 형태)&gt;, 페로탕 도산파크에서 열린 이상남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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