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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아 개인전, 익숙한 듯 기묘한 공간 속 <공중부양>

구정아 개인전, 익숙한 듯 기묘한 공간 속 <공중부양>

입력: 2023.10.05(목)



2023. 9. 6 - 10. 21

공중부양Levitation

구정아

PKM 갤러리


  내년에 열릴 ‘베니스 비엔날레’(2024)에서 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관의 대표 작가로 선정된 구정아가 호기심 가득한 현실 너머 세계로 국내 관람객을 초대한다. 오감을 사로잡는 섬세한 작업으로 국제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작가가 오는 21일까지 PKM 갤러리에서 국내 네 번째 개인전 <공중부양>을 선보인다. 대형 쇼핑몰에 ‘스케이트 파크’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로 대중에게 친밀하게 다가선 작가는 1990년대 이후 스스로 만들어낸 우주 세계 ‘OUSSS’를 끊임없이 넓혀가며 어디에나 있을 듯하면서 없는 미스터리들로 가득한 영역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 불가사의한 세계는 드넓은 공간인 동시에 단어이자 그보다 더 작은 단위이면서 뜻을 가진 형태소이고 물질이면서 에너지 그 자체라고도 덧붙여 설명한다.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게 여겨지다가도 별관에 걸린 드로잉 작품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공간 안에서 나를 감싸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각을 서서히 알아채고 느낄 듯하다.

구정아Koo Jeong A.Density’,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구정아Koo Jeong A.NOMOS Alpha’, 2016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구정아 작가가 새롭게 선보인 <Seven Stars> 연작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전시장을 들어서면 한가운데에 마그넷 조각 작품이 부유하고 벽면에는 대형 회화 ‹Seven Stars› 연작이 펼쳐져 작가가 만들어낸 ‘OUSSS’에 관람자들이 이끌려 빠져들게 한다. 보이지 않는 힘이 두 물체가 서로 위아래로 떠 있게 하는 작품 ‘Density’(2023)는 2005년부터 2006년까지 작가가 매일 그린 그림으로 2019년에 작업한 AR(증강현실)이 조각으로 재탄생한 신작이다. 이 작품의 시작점인 ‘NOMOS Alpha’(2016) 드로잉은 잠이 얕게 들어 어스름하게 떠오른 형상을 그렸고 별관에 전시되어 있다. 회화 ‹Seven Stars› 연작에서 별 7개는 고대 행성인 태양 · 달 · 수성 · 금성 · 화성 · 목성 · 토성을 가리키며 3년 전에는 낮에 빛을 모아 밤이 되면 형상을 드러내는 회화였지만 이번 신작은 공간 · 지구 · 우주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별관 전시장 바닥에 놓인 상자에 들어 있던 300여 점 가까운 드로잉 중에 마음 가는 대로 꺼내달라고 구정아 작가가 부탁하여 여러 점이 벽에 걸렸다. 누군가에게 보이는 그림과 보이지 않는 것의 얽힌 관계가 마치 작가가 만들어낸 세계와 같다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진한 핑크빛이 눈에 띄는 작품 <FLAMMARIOUSSS>(2006)‘ 왼쪽 상단에 적힌 단어 ‘OUSSS’가 기호들로 풀이되어 있다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시간을 초월하고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엮어 긴장감을 더한 ‘스토리보드’ 형식의 드로잉 연작은 태아 모습으로 친숙한 생명체가 어둠 속을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기묘한 몸짓으로 짓궂은 유머를 전한다. 특히 9년 동안 제작하여 2019년 파리Paris+ par Art Basel에서 처음 선보인 ‘OUSSS’ 3D 필름의 원고 한 페이지였던 드로잉 ‘OBP’(2015)는 익숙한 개념이 깨지고 늘어나고 터지고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현상을 그렸다. 때때로 구정아 작품들 어딘가에서 언어유희를 발견하게 되는데, 남의 마음이나 일의 기미를 재빨리 알아챈다는 ‘각찰’을 제목으로 한 신작 ‘SS Gakchal’(2023)이 드로잉 연작 마지막에 걸려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들 속에 작가가 내포한 의미를 찾아보게 한다. 이외에도 ‘OUSSS’는 단어나 형태소를 의미함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철학가 에두아르 글리상Édouard Glissant(1928-2011)과 협업 출판한 <FLAMMARIOUSSS>(2006)는 플라마리온 프랑스어 사전에 ‘OUSSS’와 그 풀이가 적혀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 한정판 책이 글리상을 기리려고 작업한 포스터와 함께 공개되었는데,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 공간이자 물질 혹은 단어를 나타낸 문자 기호들을 입체적인 이미지로 떠올리면 갤러리 전관에 걸쳐 펼쳐진 작가만의 새로운 세계와 맞닿게 된다. 전시 공간을 모두 둘러보고나면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볼 수 있고 가상이면서 현실이며 없지만 있는 상반된 개념 사이를 오가며 부유하는 생명체에 지금 여기 있는 진정한 ‘나’를 비추어 보게 될 듯하다.



구정아
Koo Jeong A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한 구정아는 파리 조르주 퐁피두 센터, 뉴욕 디아 비콘, 쿤스트할레 뒤셀도르프, 스톡홀름 현대 미술관, 바젤 바이엘러 파운데이션, 서울 아트선재센터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였다. 또한 유수한 미술기관인 베니스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 광주 비엔날레와 뉴욕 솔로몬 R. 구겐하임미술관, 런던 테이트 모던, 파리 루이비통 파운데이션, 베를린 그로피우스 바우, 도쿄 모리미술관, 루마 아를,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리움미술관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하였다. 2002년 휴고 보스상 최종 후보, 2005년 에르메스 미술상 수상자, 2016년 주영한국문화원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구정아는 내년 미국 아스펜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다.


 PKM 갤러리
서울 종로구 삼청로7길 40 /Tel. +82 2 734 9467
Hours Tuesday–Saturday, 10 AM–6 PM

2001년에 문을 연 PKM 갤러리는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단색화 거장 윤형근과 구정아, 이불, 코디최 등 한국 화단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전시를 개최해왔다. 또한 해외 저명한 작가인 존 발데사리, 올라퍼 엘리아슨, 댄 플래빈 등을 국내에 적극 소개하였다. 젊은 작가들 작품전도 기획하여 이들이 차세대 미술 주자로 성장하도록 이끌고 있다. 또한 2004년 한국 화랑 최초로 프리즈 아트 페어에 초청되어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 미술시장으로 진출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고, 아트 바젤·피악·아모리 쇼·엑스포 시카고·프리즈(런던, 서울) 등 세계 아트 페어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Word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the artist and PK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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