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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이 깃든 '세포'와 '렌즈'로 본질적 관계에 다가가는 코헤이 나와 개인전, 페이스갤러리에서 내년 1월20일까지 열려

감성이 깃든 '세포'와 '렌즈'로 본질적 관계에 다가가는 코헤이 나와 개인전, 페이스갤러리에서 내년 1월20일까지 열려

입력: 2023.11.27(월)
수정입력: 2023.12.19(화)



2023.11.22 - 2024.1.20

Cosmic Sensibility

코헤이 나와Kohei Nawa

페이스갤러리 서울


끝없는 시간과 만물을 포용한 공간이 펼쳐진 전시장에 들어선 관람자는 우주 그 자체가 되어 그 속에 얽혀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바라보게 된다. 경이로운 감각과 역동하는 에너지의 흐름을 온전히 느낄 듯한 이곳에서, 인간은 사고와 감성을 지닌 세포cell와 정보로 뒤덮인 사회를 구성하며 인위로 만들어진 디지털 최소 단위인 픽셀pixel,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고 감시하는 렌즈lens로서 존재한다. 우주와 인간의 관계를 간결하면서 신비롭고 우아하게 표현한 작가는 1975년생 일본 오사카 출신 코헤이 나와(名和晃平·Kohei Nawa)로, 페이스 서울에서는 처음 개인전을 선보인다. 여러 학문 분야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는 작가는 이번 전시 <Cosmic Sensibility>에서 특히 과학 · 디지털과 관련된 대상을 왜곡하거나 논리적으로 모순을 일으켰고, 인간이 이를 인지하고 받아들이는 과정과 현상에 ‘과연 진실한 모습을 보았는가’라는 의문을 던지는 실험적인 미니멀리즘 작품과 신작을 공개하였다. 갤러리 전관인 3개 층에 걸쳐 연작 총 5개로 구성된 회화 · 조각 · 설치 작품 40여 점이 생명력과 우주의 기운이 감도는 듯한 공간을 연출한다.

실재하면서도 가상에 있는 듯한 공간은 특히 지난 10월에 작고한 예술가 히토시 노무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아온 코헤이 나와가 기획했으며, 이번 전시에서 그에 대한 경의를 표하였다. 오랜 기간에 걸쳐 구체화한 물질과 무한한 시·공간의 연결을 과학과 결합하여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과정 중심으로 작업해온 히토시 노무라와 마찬가지로 코헤이 나와의 작품들도 매체는 다르지만 저마다 고유한 특징을 지닌 재료로 탐구 대상을 표현하여 ‘인식’에 변화를 준다. 개인과 공동체, 자연과 합성 작용처럼 대비되는 두 영역 관계를 끊임없이 고찰해온 코헤이 나와는 작업 전반에 걸쳐 전통 재료와 합성 소재를 함께 사용하여 경계를 미묘하게 흐렸다. 그리고 물질적 세계 속 ‘나’라는 인간의 삶에 디지털 기술이 개입하는 방식을 탐구하여 가상 세계를 동시에 경험하게 한다.

코헤이 나와 개인전 <Cosmic Sensibility>가 열린 페이스갤러리 1층 전시장 전경

코헤이 나와Kohei Nawa 작품Biomatrix (W)’(2023) 설치 전경 /courtesy of Pace Gallery

코헤이 나와Kohei Nawa. ‘Biomatrix (W)’(2023) 영상

코헤이 나와Kohei Nawa. <Ether>시리즈 (2023) 설치 전경, photo by Sangtae Kim /courtesy of Pace Gallery

전시는 갤러리 1층부터 이어진다. 격자무늬로 구성된 캔버스 공간에서 실리콘 오일의 맺힘이 생겼다가 퐁-하고 사라지기를 되풀이한다. 이 작품은 세포cell를 형상화한 모양으로 마치 인간이 태어나고 죽으면서 세대가 바뀌어 가는 흐름 가운데 그 자취를 더듬어 가는 듯한 ‘Biomatrix (W)’(2023)이다. 그리고 같이 놓인 조각 연작 <Ether>는 점성이 있는 액체가 흘러내렸다가 튀어 오르는 듯이 생기는 모양을 3D 모델링 하였다. 세포를 형상화한 두 가지 작업은 같은 공간에 전시되어, 단일 세포가 세포군을 이루며 서로 관계를 맺는 방식을 추상적으로 보여준다.

코헤이 나와Kohei Nawa 개인전 <Cosmic Sensibility>가 열린 페이스갤러리 2층 전시장에 설치된 <PixCell>시리즈 중 ‘PixCell-Bantam/Chair’와 ‘PixCell-Coyote#8 (Aurora)’. 2023년 作, photo by Sangtae Kim /courtesy of Pace Gallery

코헤이 나와Kohei Nawa. ‘PixCell-Owl/Cushion/Trivet/Table’(2023), No. 89850 /courtesy of Pace Gallery

1층 입구에 놓여 있는 조각 연작 <PixCell>은 2층 공간에서 세포가 더욱 증식한 세계를 관람객의 눈앞에 펼쳐 보인다(맨 위 사진). 화소이자 디지털 최소 단위인 pixel(픽셀)과 cell(세포)을 합쳐서 만든 제목 ‘PixCell’ 조각 작품은 반투명한 둥근 물체들이 어떤 대상 위에 뒤덮여 실제 모양을 잘 알아보기 어렵게 한다. 20년 동안 사물과 박제된 생물에 유리구슬이나 우레탄을 덮어 이 ‘PixCell’ 작업을 계속해온 코헤이 나와는 신작에서는 세포뿐만 아니라 렌즈를 의미한다고 설명하였다. 많은 현대인이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며 렌즈를 통해 대상과 마주하거나 지켜보는 세태가 담긴 이 작품은 원래 형태를 변형하거나 왜곡하여 ‘인식’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를 남긴다. 또한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텔레비전이나 카세트 플레이어 같은 물건을 활용하거나 의자·닭이나 부엉이·쿠션·테이블처럼 사물과 생물을 무작위로 조합한 신작들이 어우러지면서 가상현실과 인공지능이 범람하며 현실과 경계가 무너진 세계를 초현실적으로 드러냈다.

코헤이 나와Kohei Nawa. <Spark>시리즈 (2023) 설치 전경

마지막으로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Spark> 연작은 강렬하고 수수께끼 같아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다. 벨벳과 탄소섬유 막대로 만들고 겉이 검은 이 작품들은 세포 운동이 내보내는 에너지를 형상화한다. 일상에서 일어나는 균열을 마주한 인간이 일으키는 감정을 고찰하여 표현한 작품으로, 3D 레진으로 만들어 벨벳으로 덮은 오브제를 평면 위에 놓이게 조합하여 벽에 걸린 <Rhythm> 연작과 함께 배치되어 순환하는 자연 세계와 메타버스를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코헤이 나와Kohei Nawa. <Rhythm>시리즈 (2023) 설치 전경, photo by Sangtae Kim /courtesy of Pace Gallery

멀리서는 흐릿하던 형체를 ‘세포’와 ‘렌즈’로 들여다보면서 점차 무한한 시·공간으로부터 연결된 개개인의 삶을 다룬 예술적 본질에 가까워지도록 이끄는 코헤이 나와의 작품들이 지금까지와 다르게 인식한 그 무엇인가가 ‘나’를 비추고 있음을 넌지시 깨닫게 하고 깊이 사유하게 한다.


페이스갤러리
PACE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67 (한남동)
화요일(Tue)–토요일(Sat), 10:00 – 18:00
(월요일, 일요일 휴관)
문의: 02. 790. 9388

1960년 아니 글림처Arne Glimcher가 설립한 페이스는 추상 표현주의와 빛 그리고 공간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예술가들을 지원하면서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독보적인 갤러리로 자리매김하였다. 마크 글림처Marc Glimcher 회장이 이끄는 현재는 지속적으로 예술가들을 지원하고 전시, 프로젝트, 공공 설치, 기관 협력, 큐레이토리얼 연구와 500여 권에 이르는 서적 출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동시대 미술에 새로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현대 예술가들과 알렉산더 칼더, 장 뒤뷔페, 바바라 헵워스, 아그네스 마틴, 루이스 네벨슨, 마크 로스코의 유족 및 재단과 수십 년 동안 깊은 관계를 유지하며 예술가를 우선으로 한다. 갤러리 두 곳이 있는 뉴욕 첼시를 비롯하여 런던, 제네바, 베를린, 홍콩, 서울, 로스앤젤레스까지 전 세계 8곳에서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 페이스는 국제적인 갤러리 가운데 최초로 아시아에 진출하였다. 베이징에는 사무실과 뷰잉룸을 열었고, 홍콩과 서울에서는 전시공간을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 도쿄 갤러리 개관을 앞두고 있다.


Words & photographs by Koeun Lee
still. photo by Sangtae Kim /courtesy of Pace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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