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7. 28 - 8. 13

BEYOND WAVE

장재녕

솔루나 크래프트

‘내 작업은 사람이다. 모두 다른 모습이고 대칭이 아니며 크고 작은 곡선들로 이루어져 있다. 나는 사람들에게서 과장되거나 무리한 곡선을 보지는 않는다. 그저 심심할 정도로 미묘하게 변하는 곡선을 볼 뿐이다.’라고 장재녕 도예 작가는 말한다. 국립 공주대학교 도자문화융합디자인학과 교수로 재직한 지 2년 만에 신작을 선보인 그는 여전히 섬세하고 아름다운 백자를 현대적으로 풀어내고자 고뇌하였고, 그 흔적을 이번 전시에서 오롯이 보여준다.

서울 종로구 효자로에 있는 솔루나 갤러리에서 열린 이번 개인전 <BEYOND WAVE>는 크고 작은 작품 약 140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전시로, 8월13일까지 열린다. 금채 장식이 눈에 띄는 구(球)형 신작과 함께 부드럽고 미세하게 굽은 선을 담은 사각 오브제, 3D 디지털 프로그램을 적용한 작은 식기와 다양한 모양의 그릇 등 다채로운 향연이 펼쳐진다.

장재녕*Jang JaeNyoung.* *<With People>* Series, 2023 /Courtesy of Soluna Craft

이번 전시에서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신작 <Wave Line Jar>(맨 위 사진) 시리즈이다. 온화한 백색을 띤 항아리를 전통 모양에서 벗어나 공처럼 둥근 형태로 변화를 주는 정재녕 작가가 기물 표면에 금채(金彩)를 가느다랗게 그려 장식한 작품이다. 항아리의 구연부(口緣部)는 완만한 물결 흐름이 표현되어 있어 생명력이 느껴진다. 이는 관람자가 어느 각도에서 들여다보느냐에 따라 안쪽에 음영이 율동감 있게 나타나며 흥미를 느끼도록 유발한다. 또한 백자 겉에는 파도의 윤슬인 듯, 음악의 선율인 듯, 마음의 흐름인 듯 잔잔하게 그려진 금빛 줄이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외에도 사각 그릇 안에 푸른빛을 띤 <With People> 시리즈도 작가가 사람에게서 찾아낸 곡선을 표현한다. 백색 영역을 인지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 파생된 푸른빛은 짙고 옅음에 따라 마치 저마다 개성을 지닌 사람처럼 그릇의 고유성을 엿보게 한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솔루나 크래프트 노일환 대표는 작품에 담긴 사람 이야기와 율동감이 뜨거운 태양 아래 경쾌한 선율이 되어 많은 이들에게 스며들길 바란다고 전한다. 작가로서 작업하는 삶을 대하는 태도 또한 녹여낸 작품세계를 2년 만에 펼쳐 보이는 장재녕 개인전을 만나보시길.

장재녕
Jang JaeNyoung

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에서 학··석사 과정 졸업한 장재녕 도예 작가는 2008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2년여 동안 도자 스튜디오에서 작품 활동을 이어갔다. 2012년 영국 러프버러Loughborough 대학교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작가는 국민대학교 도예학과 디자인학 박사 과정을 졸업하였다. 2013년부터 한국 국립민속박물관과 서울역사박물관, 중국 경덕진 미술관, 일본 시부야 Gallery LE CECO5 등에서 열린 여러 그룹전에 참여해온 그는 2021년부터 국립 공주대학교 도자문화융합디자인학과에서 지도자의 길을 걸으며 작가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솔루나
Soluna
서울 종로구 효자로 13길 46
Hours 화요일–일요일, 11:00 AM – 6:00 PM
www.solunalivi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