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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 작가들이 바라본 중용(中庸), 제8회 'BAKYOUNG THE SHIFT 3부'

신진 작가들이 바라본 중용(中庸), 제8회 'BAKYOUNG THE SHIFT 3부'

입력: 2023.11.20(월) | 수정입력: 2023.11.22(수)

2023. 11. 2 – 12. 29

제8회 BAKYOUNG THE SHIFT 3부 '중용'

갤러리박영

자기만의 작업 세계가 확고한 신진 작가들을 소개하는 제8회 <BAKYOUNG THE SHIFT 3부 '중용'>展이 12월29일까지 경기도 헤이리 갤러리박영에서 열린다. 유망한 작가들을 공모한 갤러리는 그들의 성장을 지원하며 어느새 8기를 맞이하였다. 올해 1부, 2부를 거쳐 마지막을 장식할 3부 전시에서는 김미현, 김정우, 단스, 서고운, 이철규, 최소영, 최준원 작가 7명이 중용(中庸) 정신을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유가사상(儒家思想)에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지나치거나 모자라지 않은 균형과 꾸준한 수행이 관계를 이어가는 ‘중용’은 우리 삶에서도 끊임없이 요구되고 있다. 이치가 서로 어긋나거나 두 가지 이상 가치를 지니는 불완전한 세계에서 인간은 어느 쪽으로든 기울지 않고 주체성을 찾으려고 애쓰는 과정을 늘 되풀이하며 살아간다. 이러한 삶에서 대비되는 개념과 대상인 ①삶과 죽음 ②물질과 정신 ③개인과 타자(안과 밖)를 마주하고 질문하여 탄탄하게 쌓아 올린 작업 세계로 대답하는 모든 과정이 이번 전시에서 중용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새로운 기법을 시도한 작가들은 세 가지 주제를 나누어 탐구하고 회화와 설치 작품으로 다채롭게 표현하여 갤러리박영의 전시장을 채우고서 관람객과 그동안 거쳐온 여정을 함께하고자 한다.

김미현. ‘venus Salome’, 2023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서고운. ‘무성통곡, 2023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김미현과 서고운은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 세상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과 불안함 혹은 모순되는 여러 상황과 생각들을 탐구하여 예술로 드러내는 김미현 작가는 정상과 비정상 사이에서 드러나지 않은 모호함을 작품 안에 담아낸다. 아름다움과 추함, 생명과 죽음 같은 이분법적 가치를 동시에 내포하는 작품은 기괴하고 섬뜩한 감각으로 혼란스럽고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또한 닿으면 차가운데 따듯한 물성을 가진 시멘트나 세라믹 같은 재료를 사용한 설치 작업은 매끈한 촉감과 뾰족한 돌기를 동시에 표현하고 비너스 두상을 다른 두상과 연결하여 아름다운 이미지에 기이함을 더하였다. 이를 마주한 관람객들은 낯익은 대상에게서 두려움을 느끼는 언캐니uncanny를 겪는다. 작가는 그들이 작품을 통해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며 그동안 정상과 비정상 사이에서 고민하고 불안해하던 심리와 감정을 돌아보고 사유하게 한다. 또 다른 작가 서고운에게 ‘죽음’이란 끝이고 삶의 이면이며 소외되는 어둠이다. 예술가로 살아온 그녀는 자유로운 창작 활동을 더는 하지 못할 상황에서 붓을 놓으며 ‘끝’이라고 여기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내 아이’라는 한 생명을 만나면서부터 삶을 살아내는 절대 가치를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엄마이자 예술가로서 ‘죽음’ 혹은 그에 가까운 어둠을 처연하게 공감하는 개인적인 기억과 경험을 고찰하여 드러낸다. 빛과 그림자처럼 극명하게 구분되는 듯하면서도 살아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상실하고 애도로 이어지며 삶과 맞닿은 ‘죽음’이 감추어둔 진실을 이번 전시에서 깊이 다룬다.

김정우. ‘상태변화 no.2’, 2023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단스. ‘커피와 크루아상’, 2023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최소영. ‘낯선’, 2023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두 번째로 김정우, 단스, 최소영 작가는 시대를 비추어 물질과 정신을 풀어낸다. 개인의 경험과 인식이 미술 작품을 해석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찰하는 김정우는 작업에 쓰는 주재료로 물성을 탐구하여 담론을 끌어낸다. 건축 자재 중 하나인 시멘트로 회화 작업하는 그는 보잘것없는 재료를 의도적으로 활용하여 ‘가난한 미술’이라고 불리는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를 선보인다. 사각형 프레임 안에 갇힌 소외된 주변 문화가 시대의 초상임을 강조한 작가는 더 나아가 예술과 노동의 관계성을 토론의 장으로 끌어낸다. 동화·소설·영화·신화 등에서 영감을 받는 단스는 영원히 현재를 살고 싶은 욕망을 끝없이 이야기한다. 그리고 여러 매체로부터 포착한 이미지를 혼합하는 몽타주 기법으로 작가가 새롭게 구성한 그림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의미 없는 이미지들이 양산되는 현상을 기록하고 언제든 새로운 짜깁기가 이루어질 수 있음을 폭로하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영상을 바라보는 주관적 의식이 꿈과 현실 사이에서 부유한다(지크프리트 크라카우어S. Kracauer)’는 말처럼 마치 작가가 어린아이로 돌아가서 상상한 듯한 회화 안에는 모든 상황과 현상을 ‘스냅 사진’ 찍듯이 영상으로 담아내고 싶은 욕망이 깃든 이미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최소영 작가가 먹으로 그린 그림은 동양 산수화 같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도심에서 흔히 보는 아파트나 높게 솟은 첨탑, 초고층 건물 등이 눈에 띈다. 그리고 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며 물질을 향한 욕망과 그에 따른 생존 게임이 대립하는 도시를 그린 작가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유혹에 끌려 황홀감에 젖어 들거나 상대적으로 상실감에 빠지거나 씁쓸하고 암울하게 느끼는 감정을 자본주의의 결정체에 담아냈다. 욕망으로 가득한 물질에 스며든 정신이 낯선 도시 풍경에 스며들었다.

최준원. ‘진짜Tlqkf진심으로 감사합니다’, 2023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이철규. ‘남겨진 자들의 시간’, 2022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마지막으로 독특한 조형 언어로 나와 다른 이들의 보이지 않는 관계를 물질로 형상화하는 최준원, 이철규 작품이 소개된다. 최준원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환경을 접해온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 세대로부터 영감을 받아 미래 세대에게 새로운 영감을 전하고자 한다. 그는 특히 현재 젊은이들이 줄이거나 한데 섞어 사용하는 신조어들을 여러 방식으로 바꾸거나 표현하여 언어가 동시대에서 미치는 영향력을 입체 조각 작품으로 드러낸다. 그리고 가상 언어와 기호가 현실을 만들고 넓혀갈 수 있는지 연구하여 흥미로운 결과물을 끌어내고자 한다. 의자 위에 여러 조각난 이미지를 조합하여 그리는 이철규는 그 의자에 앉아있던 이들이 보냈을 시간을 상상하게 만든다. 누군가의 삶이라는 체취를 품은 의자는 힘겨운 순간순간들을 나타내는 파편화된 이미지들을 품는다. 수많은 사람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상처받은 감정들을 치유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 작은 공간인 의자에 담겼다.

<BAKYOUNG THE SHIFT 3부 '중용'>이 열린 갤러리박영 전시장 전경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갤러리박영
Gallery Bakyoung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37-9
월요일(Mon)–토요일(Sat), 10:00 – 18:00
(일요일, 공휴일 휴관)
문의: 031. 955. 4071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Gallery Bak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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