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9272 2.JPG

Hi.

리아뜰 매거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함께, ‘예술여행’ 해요!

Welcome to our magazine.
We document culture & art in travel. Hope you have a nice stay!

이우환 개인전 <Lee Ufan>

이우환 개인전 <Lee Ufan>



2023. 4. 4 – 5. 28

이우환 개인전 <Lee Ufan>

국제갤러리 K1, K2 2층, K2 정원




“현시대가 신이나 ‘인간’이라는 망령 그리고 정보라는 망령에 홀려서 맥을 못 춥니다. 이 망령이 전세계, 어쩌면 우주론까지 뒤덮으려고 하고 있어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은 손에 닿지 않고, 보이는 것 같지만 실체나 외부가 없는 닫힌 세계입니다. 이제 우리는 망령된 ‘인간’을 넘어서 ‘개체로서의 나’와 외부와의 관계적인 존재로 재생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만남(Encounter)이 중요한 것이지요. 나의 작품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독특한 신체성을 띠고 있으며, 대상 그 자체도 아니고 정보 그 자체도 아닌, 이쪽과 저쪽이 보이게끔 열린 문, 즉 매개항(媒介項)입니다. 다시 말하면 나와 타자가, 내부와 외부가 만나는 장소가 작품이고 이것은 새로운 리얼리티를 제시합니다.”  – 이우환¹



이우환 개인전이 2015년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설립> 이후 12년 만에 열렸다. 2009년 처음 그의 개인전을 선보였던 국제갤러리 서울점에서 두 번째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Lee Ufan> 전시에서는 198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아우르는 조각 6점과 드로잉 4점을 5월28일까지 선보인다. 특히 주요 공간에 설치된 조각 작품은 물체 그 자체를 탐구하는 전위적인 미술운동인 모노하를 주도한 그가 1968년에 제작하여 오늘날까지 이어 온 〈관계항Relatum〉 연작을 잇는 작품이다. 

이우환 화백은 무(無)에서 시작한다. 그는 아무것도 없는 화이트 큐브 공간에 임의로 간결하고 절제된 형태를 만들고 미적 요소를 더한다. 현실 세계를 일부 떼어낸 듯한 이 조각은 여전히 일상과 연결되어 다른 이들과 교류하고 세계와 맞물리는 현상을 보여주는 파편과 같다. 그가 만든 모든 조각은 제목이 ‘관계항relatum’이고 여기에 종종 무엇인가 연상하게 하는 부제가 붙는다. 왜 관계를 맺는 주체인 ‘관계항’이 제목일까. 관람자는 이 화백이 자연을 상징하는 돌과 산업 사회를 대표하는 강철판을 놓은 공간에 들어서면 두 사물의 대화에 참여한다고 느끼거나 침묵하는 대화를 명상하듯 관찰하게 된다. 그리고 그저 어딘가에 놓인 사물이 아닌 끊임없이 변하는 관계 위에서 자유롭게 연결되어 자아와 타자가 공생co-presence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작품에 배치된 요소들이 끊임없이 변하는 관계 위에서 자유롭게 연결되며 관계항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도록 한 이 화백은 그가 작품을 만드는 실마리를 얻게 된 생각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돌은 시간의 덩어리다. 지구보다 오래된 것이다. 돌에서 추출된 것이 철판이다. 그러니까 돌과 철판은 서로 형제 관계이다. 돌과 철판이 만남은 문명과 자연이 대화를 통해 미래를 암시함을 의미하며 내 작품이 나오게 된 발상이다.” 그는 이처럼 두 요소가 서로 관계를 맺고 오가는 사이에 드러나는 ‘무한’한 세계를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품었다고 한다.

이우환 작품 ‘Relatum – The Kiss’(2023)가 설치된 국제갤러리 1관(K1) 전경 ⓒ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Courtesy of Kukje Gallery

이우환 작품 ‘Relatum – Seem’(2009)가 설치된 국제갤러리 2관(K2) 2층 전경 ⓒ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Courtesy of Kukje Gallery

이우환 작품 ‘Relatum – The Sound Cylinder’(1996/2023)가 설치된 국제갤러리 2관(K2) 2층 전경 ⓒ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Courtesy of Kukje Gallery

이우환Lee Ufan. Drawing forRelatum – The Kiss’, 2023, ⓒ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우환Lee Ufan. Drawing forRelatum – The Sound Cylinder’, 1996/2023, ⓒ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이처럼 하나하나가 은유적으로 ‘무한’을 담아낸 신작들이 저마다 다른 대화로 관람자들을 이끈다. 국제갤러리 1관 전시장에서 선보인 작품 ‘Relatum – The Kiss’(2023)는 각각 사람임을 암시하는 돌 두 개가 맞대어 서 있고 이들을 쇠사슬 두 줄이 감싸듯이 바닥에 놓여 교집합 모양을 만들어낸다. 두 돌로부터 쇠사슬이 둘러쳐진 방향을 눈으로 따라가다 보면 현실에서 이미 경험해봤을 법한 여러 감각이 깨어난다. 2관에 설치된 ‘Relatum – Seem’(2009)은 빈 캔버스와 돌이 서로 바라본다. 조명이 어두운 공간에서 흰 캔버스 앞에 놓인 돌은 침묵이 깃든 가운데 이질적인 대화로 사람들을 초대한다. 이와 마주한 관람자들은 실재를 초월하는 대상들 사이에서 오가는 조용한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생각에 잠기게 될 듯하다. 2관 2층에 놓인 작품 ‘Relatum – The Sound Cylinder’(1996/2023)는 강철로 만든 속이 텅 빈 묵직한 원통에 돌을 기대어 놓았다. 원통에는 구멍이 5개 뚫려 있어서 자연에서만 들을 수 있는 여러 소리가 에밀레종 소리와 함께 공명하듯 밖으로 흘러나온다. 숲속에서 새가 지저귀거나 비가 내리고 천둥 치고 개울가에 물이 흐르며 내는 소리가 담긴 인공물과 자연석 사이에서 일어나는 파장에서 서로 다른 울림이 공존하고 있다. 정신과 호흡을 가다듬어야만 찍어 내릴 수 있는 커다란 ‘점’과 자연물을 묘사하는 듯한 ‘선’으로 ‘관계항’을 나타낸 ‘Dialogue’ 드로잉 4점은 무한한 일상 세계에서 극히 일부임을 강조하는 듯이 흰 벽에 파편처럼 걸려 있다. 이처럼 간결한 점과 선이 각 전시 공간에 설치된 ‘관계항’ 작품들과 연결되고 어우러지며 거대한 서사를 이루는 이우환의 작품세계를 만나보시길 바란다.

이우환 드로잉 작품 ‘Dialogue’를 선보이는 국제갤러리 1관(K1) 전경 ⓒ Ufan Lee | ADAGP, Paris - SACK, Seoul, 2023 /Courtesy of Kukje Gallery


¹ 이우환, 『이우환 공간』 (부산시립미술관, 2015), 14.



이우환
Lee Ufan

1936년 대한민국 경남 함안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이우환은 한국전쟁 당시에 서울대학교 미술학부에 진학하였으나 학업을 마치지 않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1961년 니혼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그는 프랑스 현상학에 관심을 가졌고 줄곧 동서양 문화를 오가며 의식적으로 상호 참조하는 활동을 이어왔다. 1960년대 후반에 전위적 미술운동인 모노하를 주도한 그는 이론적 토대를 마련하였다. 가공되지 않은 자연물, 물질 그 자체를 예술 언어로 활용하고자 한 모노하 운동은 1970년대까지 일본 미술의 큰 흐름으로 자리 잡았으며, 이는 한국 모더니즘 미술이 이론적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에 큰 영향을 끼쳤다. 화가이자 조각가, 미술이론가이자 비평가로 활동하는 그는 특정 미술 흐름이나 언어를 지지하는 대신 동양과 서양, 자연과 인위, 정신과 물질, 직관과 논리 등 이항대립의 경계와 틈새를 끊임없이 파고들며 보편성을 지닌 언어를 내세운다.
이우환은 대한민국의 문화·예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받은 2013년 대한민국 금관문화훈장을 비롯하여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미술상(2000), 일본세계문화상(2001) 등 국내외 여러 미술상을 받았다. 그는 베를린 국립미술관(1982), 벨기에 왕립미술관(2008),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2011), 파리 베르사유 궁전(2014), 파리 퐁피두 메츠 센터(2019), 뉴욕 미술관 디아 비컨(2019)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서 열린 개인전과 그룹전을 다수 선보였다. 그 밖에 제52회 베니스비엔날레(2007)와 제14회 리옹비엔날레 특별전(2017)에 초대되었고, 2022년에는 고베의 효고현립미술관과 도쿄 국립신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을 개최하였다. 현재 그는 한국과 일본, 그리고 프랑스에서 거주하며 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국제갤러리 Kukje Gallery
Seoul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54, 48-10 /Tel. +82 2 735 8449
Hours Monday–Saturday, 10 AM–6 PM / Sunday & National holidays, 10 AM–5 PM

영국 현대미술 전문지 <아트리뷰ArtReview>가 발표한 ‘2022 파워 100’에 75위로 선정된 이현숙 회장이 1982년 설립한 국제갤러리는 지난 40년 동안 한국미술을 대표하는 화랑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로버트 메이플소프, 루이스 부르주아, 아니쉬 카푸어, 알렉산더 칼더, 우고 론디노네, 장-미셸 오토니엘, 제니 홀저, 줄리안 오피 등 해외 주요 작가 개인전을 연달아 성공적으로 개최하였다. 또한 강서경, 권영우, 박서보, 양혜규, 유영국, 이우환, 최욱경, 하종현 등 국내 작가이 작업하고 해외로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하며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부산시 수영구 망미동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F1963에 국내 두 번째 지점을 개관하여 지역사회에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접할 국내외 현대미술가 전시를 꾸준히 열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1회 ‘아트 바젤 파리+(이하 파리+)’에 참가하여 현지인을 비롯한 전세계 컬렉터들로부터 성과를 거둔 국제갤러리는 프랑스 파리 방돔 광장Place Vendôme에 첫 해외 지사를 열어 한국미술이 지닌 고유한 가치를 유럽에 적극 알린다.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Kukje Gallery
© 리아뜰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3 미술주간' 참여기관 모집

'2023 미술주간' 참여기관 모집

안데르스 크리사르 &amp; 진 마이어슨 2인전 &lt;투폴드 Two-fold&gt;

안데르스 크리사르 & 진 마이어슨 2인전 <투폴드 Two-f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