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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작품이 디자인 스토리와 만나 무한하게 펼치는 <가능한 세계들>

예술 작품이 디자인 스토리와 만나 무한하게 펼치는 <가능한 세계들>




2023. 8. 31 - 9. 14

파스콸레 레체(1957-2023) 헌정 전시

Mondi Possibili 가능한 세계들

스푸르스 마거스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52 마이플레저 3층



1989년 모니카 스푸르스Monika Sprüth와 필로메네 마거스Philomene Magers가 함께 독일 쾰른에 설립한 스푸르스 마거스가 네 번째로 기획한 전시를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서 연다. 베를린, 런던, 로스앤젤레스, 뉴욕에 갤러리가 있고 쾰른, 홍콩, 베이징, 서울에 사무소를 둔 스푸르스 마거스는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현대 미술에서 영향력 있는 예술가들을 소개해왔다.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존 발데사리John Baldessari, 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 제니 홀저Jenny Holzer,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루이스 롤러Louise Lawler, 안드레아스 슐츠Andreas Schulze, 로즈메리 트로켈Rosemarie Trockel를 비롯하여 최근 갤러리가 지원하는 젊은 작가 차오 페이Cao Fei, 데이빗 오스트로스키David Ostrowski 등이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하게 거론되고 갤러리의 오랜 유산과 같은 예술 작품에서 디자인 요소를 찾아내고 이를 기이하고 흥미로운 오브제로 새롭게 보여주는 그룹 기획전 <Mondi Possibili 가능한 세계들>은 9월14일까지 팝업 형식으로 선보인다.

서울 한남동 마이플레저 3층에서 열린 스푸르스 마거스 기획전 <가능한 세계들> /Courtesy of Sprüth Magers

두 설립자의 파트너이자 친구면서 많은 예술가에게 창의적 영감을 준 파스콸레 레체Pasquale Leccese(1957-2023)가 1989년 이름 지은 이 기획전은 그해 9월 첫 전시를 시작으로 2006년과 2007년에 열렸고 이번 전시가 네 번째이다. 작가 24명이 참여하여 우리 삶에서 흔히 보지만 상상력을 끌어모은 익숙하고 친밀한 물건인 의자 · 조명 · 카펫 등에 숨겨진 서정적인 이야기와 드라마 그리고 유머를 드러내어 가능성이 무한한 세계를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파스콸레 레체의 평생 업적을 기리는 헌정 전시이기도 하다.

서울 한남동 마이플레저 3층에서 열린 스푸르스 마거스 기획전 <가능한 세계들> /Courtesy of Sprüth Magers

전시장에 들어서면 바닥에는 카펫이 깔려있고 창가에는 벤치가 있다. 한구석에는 소파, 의자, 병풍, 조명 등이 놓여 있고 벽에는 수납장이 걸려 있다. 카펫 작업을 선보인 이는 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권력에 관한 관념들을 40년 동안 텍스트와 사진 이미지를 결합하여 제작한 미국 개념미술가 바바라 크루거이다. 자본주의와 정치 그리고 특히 남성 중심적 지배구조 아래 사회적 편견에 저항하는 작업을 해온 작가가 1990년대 초 제작한 희귀한 작품에는 첫 문장이 ‘네가 밟고 있는 모든 것들이 네게 말을 하고 있다’라고 의미심장하게 쓰여 권력과 폭력성을 비판하는데, 매체가 집안에 놓일 법한 카펫이라는 점이 디자인과 예술의 관계성을 보여주어 흥미를 유발한다.

헨니 알프탄Henni Alftan. ‘Armchair II’, 2023 /Courtesy of Sprüth Magers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Untitled (Rug), 1991-1993 /Courtesy of Sprüth Magers

제니 홀저Jenny Holzer.Selection from Truisms: The unattainable…’, 2019 /Courtesy of Sprüth Magers

토마스 데만트Thomas Demand. ‘Canopy’, 2020 /Courtesy of Sprüth Magers

흔히 인스타그램을 쓰는 요즘 세대들이 사진에 접근하는 방식을 활용하여 시각적 요소를 회화로 표현한 헨니 알프탄은 일상에서 포착한 순간이나 물건을 잘라내거나 파편화하여 소박한 미학을 보여준다. 소파 깊숙이 앉아 쉬는 사람을 상상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예술의 숨겨진 이미지를 탐구한다는 의미도 담겼다. 현대적인 독일 작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토마스 데만트는 미디어에서 찾아낸 사진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공간을 직접 색종이와 판지로 제작한 3차원 모형 작품을 촬영한다. 그가 사용한 장면은 어떤 사회 이슈를 담고 있지만, 이 사진 작품과 마주한 관람자는 현실과 허상 사이에서 아름답고 신비로운 감각을 경험할 듯하다. 또한 직접 재현한 벽지와 어우러진 그의 작품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매력적인 디자인 요소를 발견하게 한다.

이외에도 스스로는 반감을 품는 미니멀리즘 운동의 대표 작가 도널드 저드는 몇 가지 기본적인 기하학 형태로 공간에 아름다운 존재감을 드러낸다. 로버트 테리엔은 바늘 작품 ’No title (needle)’로 개인과 집단이 가지는 기억을 탐구하여 초현실과 일상을 오가는 시나리오를 만들어 물건과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게 한다. 동독을 떠나 미국에서 힘들게 살면서도 엄마에게 행복감을 주는 펩시콜라를 쌓아서 미국인의 정신세계와 정체성을 드러내는 카리 업손 작품도 이번 전시에서 선보인다. 혼란스러운 삶에 질서와 통제가 필요한지 묻는 안드레아 지텔은 다양한 오브제와 물건을 디자인하고 만들어 우리가 사는 공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50년 동안 독일에서 생활하면서도 한국 서예로부터 뿌리내린 기법으로 더 떠오르지 않는 고향을 향한 기억을 갈망하며 작업하는 송현숙 회화도 전시장 한쪽에 걸렸다.

한국 작가 송현숙 회화(사진 오른쪽)가 걸려 있는 스푸르스 마거스 기획전 <가능한 세계들> 전시장 전경

‘프리즈 서울’이 열리는 기간에 메시지를 드러낸 예술 작품이 일상 오브제로써 다양한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주는 전시를 기획한 스푸르스 마거스는 이 작품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음식, 디저트, 칵테일과 함께 예술을 즐기며 갤러리의 새로운 모습도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한다. 전시와 ‘음식여행’은 9월14일까지.

Words and photographs by Grace
Still. Courtesy of Sprüth Mag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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