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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수동 골목을 누비는 예술 산책 ‘디파인 서울 2023’, 성황리에 마쳐

서울 성수동 골목을 누비는 예술 산책 ‘디파인 서울 2023’, 성황리에 마쳐

입력:2023.11.07(화)

지난 1일 ㈜아트부산에서 새롭게 선보인 디자인&아트 페어 ‘디파인 서울 2023’이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열렸고, 주말인 4일과 5일에는 ‘예술 산책’하려는 많은 이들이 서울 성수동을 찾아 북적였다. 행사가 열린 5일 동안 방문객 총 6천 명(중복입장 제외)이 다녀가며 ‘핫한’ 아트페어라는 반응을 끌어냈다. 걸어서 5분에서 15분 사이인 레이어 27과 레이어 41 그리고 앤디스 636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관람객들이 산책하듯 다니며 미술 애호가의 안목을 다양하게 경험하도록 공간을 연출하였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고 유행에 민감한 서울 성수동에서 디자인 스튜디오와 국내외 갤러리가 함께 오래된 미학과 새로운 가치를 조화롭게 드러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치 있는’ 디자인 · 예술 작품을 수집하여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문화 확산 흐름을 자연스럽게 반영한 만큼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도 “디파인 서울이 기존 아트 페어와 다른 매력은 ‘공간’과 ‘동선’에 있는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고 행사장으로 향하는 중간에 카페나 팝업 스토어에 들르면서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을 보내고 ‘나’만의 공간에 놓을 작품을 고르는 경험이 색다른 즐거움을 느끼게 한다. 비록 동선이 모두를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겠지만, ‘아트 부산’과 다르게 프리미엄을 강조한 아트페어 ‘디파인 서울’이 모색하는 참신하고 고유한 콘셉트로써는 매력적인 요소임이 틀림없다.

골목을 거닐며 편안하게 작품을 감상하고 소장하는 방문객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논의해오는 미술관, 기업, 건축사무소, 그리고 해외기관과 세계적인 브랜드 역시 새로운 페어 문화를 만들려는 ‘디파인 서울’을 반기는 분위기이다. ㈜아트부산 측과 양태오 총괄 디렉터 그리고 건물 특성을 살려 각 공간을 연출한 갤러리와 디자인 스튜디오의 기획이 돋보이면서 내년 행사에 참여하거나 협업하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아트부산의 정석호 이사가 밝혔다. 특히 루이비통과 여러 해 동안 오브제노마드 협업 전시를 선보여온 스위스 기반 아틀리에 오이atelier oi의 공동대표 패트릭 레이몬드는 “첫 행사인 ‘디파인 서울’의 컨셉이 궁금하여 직접 서울을 방문했는데, 공간마다 작품 큐레이션이 잘 되어 있었다. 무척 흥미로웠고 내년 행사 참가를 위한 구체적인 구상을 할 수 있었다”라고 전하였다. 또한 이탈리아,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지역 대사관과 문화원 관계자들은 행사장에 직접 방문하여 내년 행사를 위한 자국 브랜드 파트너를 소개하고 연결하여 두 번째 열릴 ‘디파인 서울’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디파인 서울 2023’이 열린 앤디스 636 행사장 앞에서 입장하려는 방문객들 모습

동화 속으로, 홍승혜 가구 작품들을 선보인 국제갤러리 전시 공간 /Courtesy of Kukje gallery

홍승혜 단독 부스 전시 <가구가 되다Becoming Furniture> 전경 /Courtesy of Kukje gallery

이처럼 다양한 미술 관계자와 컬렉터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가운데 <헨델과 그레텔>에서 과자로 만든 집을 상상하며 홍승혜 작가가 만든 가구들로 공간을 채운 국제 갤러리 부스가 돋보였다. 모니터 속 기하학 이미지에서 사무용 책상, 둥근 의자, 작은 탁자, 체스판, 시계 등으로 변신한 가구와 평면 작품들로 ‘디파인 서울’ 페어의 콘셉트를 기대 이상으로 보여준 국제갤러리는 작품 판매도 활발하였다. 마찬가지로 멤피스 디자인과 작가 정그림이 작업한 강렬한 포스트모던 작품들이 조화를 이루는 노발리스 아트 디자인도 위트와 흥미로운 감각을 선사한 공간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들과 같은 건물인 앤디스 636의 옥상을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초이앤초이 갤러리는 이태수 작가의 장소특정적 작품과 가구를 조화롭게 배치하여 페어 개념과 공간을 뛰어넘는 기획이라는 호평과 함께 사립 미술관과 기업가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외에도 두아르트 스퀘이라와 부산 해운대에서 빈티지 가구들을 소개해온 미미화 컬렉션은 컬렉터의 안목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연출하였다.

초이앤초이 갤러리가 이태수 작품과 벤치로 연출한 앤디스 636 옥상 공간 /Courtesy of DEFINE SEOUL

‘돌은 무겁다?’ 이태수 작가가 보편적 시각을 깨우는 작품을 선보였다 /Courtesy of DEFINE SEOUL

관람객의 시점과 오브제의 움직임 사이에서 시공간을 흔드는 설치 작업을 보여주는 구현모를 비롯하여 삶에서 찾은 유머와 아이러니로 일상을 새롭게 인식하게 이끄는 이원우, 경험을 정신분석학적 해석으로 그려내는 정영도와 형태가 유사한 이미지를 조형적으로 재조합하는 회화 작가 송수민을 소개한 PKM 갤러리 부스 /Courtesy of PKM gallery

갤러리신라와 협업하여 아키오 이가라시Akio Igarashi의 1970년대 작업을 벽에 걸고 ‘오라클’ 가구 컬렉션을 배치한 갤러리 필리아(위)와 천연 실로 문자가 가진 고유한 진동과 소리를 형상화한 설치 작품 ‘Sound Script’(2023)가 걸린 오마 스페이스(아래)의 공간은 페어 기간에 관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다른 건물인 레이어 41에서는 PKM 갤러리, 에프레미디스, 두손갤러리, 화이트스톤 갤러리, 오마 스페이스 그리고 옻칠로 작업하여 직접 들거나 메고 다닐 수 있는 손가방에 액자 틀을 씌워 벽에 거는 작품으로도 선보인 정광복 작가를 소개한 채율 등이 젊은 작가들 중심으로 현대미술에 좀 더 무게를 실은 부스를 선보였다. 특히 같은 층에 연결된 갤러리 필리아와 오마 스페이스가 꾸민 공간은 각각 디자인 · 예술 철학이 맞닿는 조화로운 분위기로 시너지 효과를 냈다. 갤러리 필리아는 국내 갤러리신라와 협업한 공간에서 동양철학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디자인을 제시하는 카 스튜디오Kar Studio의 ‘오라클’ 가구 컬렉션을 선보였다. 누에가 뽑아낸 천연 실로 작업한 설치 작품과 ‘숨’을 주제로 작업한 평면 작업 등을 선보인 오마 스페이스에서는 자연주의 감성을 세련되게 연출하여 구석 자리에 있음에도 많은 관람객이 사진을 찍고 작가로 활동하는 장지우 대표의 설명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같은 건물 1층과 레이어 27에서 나무를 매개로 자연이 지닌 본질에 가까워지려고 노력해온 나점수, 박홍구 작가 2인전 <아름다운 인고>를 선보인 주제관은 물성으로부터 그 소재가 지닌 가치를 들여다보게 하는 사물의 내면을 조명하였다. 총괄 디렉터 양태오가 기획과 연출을 맡고 ‘아트부산’의 컨텐츠 파트너인 안동선이 함께하여 선보인 이 전시는 ‘디파인 서울’이 아트페어를 넘어 새로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모색하는 ‘아트 플랫폼’으로 나아갈 가능성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예술과 공예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박홍구는 나무 표면을 검게 태움으로써 결에 의한 뒤틀림을 일으킨 대표작 ‘추상탄화’ 시리즈로 자연과 연결된 세상을 바라본다. 그의 작품들로 전시 <아름다운 인고>를 선보인 레이어 27 주제관 전경 /Courtesy of DEFINE SEOUL

지오파토&쿰스가 ‘숯’ 작가 이배의 회화 ‘Brushstroke’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DAL (달)’ 조명

흔한 지도·도표·도면 등을 가만히 응시하길 바라는 그렉 콜슨Greg Colson의 작업들을 선보인 토마스파크 갤러리 부스

주제관과 2층 라운지가 있는 레이어 27 바로 옆(레이어 26)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디자이너 부부가 설립한 디자인 스튜디오 지오파토&쿰스가 한국적인 소재와 이 배 회화 ‘Brushstroke’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DAL (달)’을 포함한 조명 5점을 선보였다. 크리스토퍼 지오파토 대표는 “첫날부터 컬렉터와 기업들이 기대 이상으로 많은 관심을 보이고 구매 문의를 하여 무척 기쁘다”라고 말하였다. 지오파토&쿰스의 부스가 있는 이 건물에서는 기존 아트페어 부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지지만, 빈트 갤러리와 토마스파크 갤러리가 각 부스에서 가구와 현대미술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공간 전체를 디자인과 파인아트의 조합으로 완성하였다.

행사 둘째 날 국내외 디자인· 미술 전문가들이 창조적인 정신과 다양한 관점을 이야기 나누는 ‘디파인 토크Define Talk’가 행사 연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 /Courtesy of DEFINE SEOUL

독일 베를린 에프레미디스는 ‘디파인 서울’이 열린 동안 행사장 레이어 41에 부스를 마련하였고, 브랜드 29CM가 새롭게 론칭한 리빙 편집숍 TTRS에서 팝업 전시를 선보였다. 독일 신표현주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현대미술 작품을 폭넓게 소장한 컬렉터이자 갤러리 공동 설립자 스타브로스 에프레미디스Stavros Efremidis의 컬렉션 일부가 국내에 소개되기는 처음이다. 서울 청담동에 있는 에프레미디스 갤러리에서도 그의 소장품을 내년 1월6일까지 전시한다.

이외에도 ‘디파인 서울’은 관람객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미술계 연사들과 대화하는 ‘디파인 토크Define Talk를 총 4개 세션으로 구성하여 진행했고, 디지털 아트 서비스 ‘아트 렌즈’를 처음 선보였다. 아트렌즈는 페어에 출품된 작품 정보를 간단한 사진 스캔만으로 손쉽게 확인할 수 있고 갤러리에 작품 구매를 문의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관람객들은 행사장에서 작품 105점을 2만9천여 번 조회(중복 포함)하고 3만2천여 차례 사진 스캔하며 ‘아트렌즈’ 서비스를 활발하게 이용하였다. 또한 페어 기간에 맞추어 서비스를 개시한 온라인뷰잉룸OVR은 12일까지 ‘디파인 서울’ 누리집에 접속하면 볼 수 있다.

이처럼 행사를 온전하게 즐기며 깊이를 더하도록 마련한 프로그램들과 함께 고유한 문화예술 콘텐츠로 서울 성수동 지역을 물들인 ‘디파인 서울’이 세계적인 페어 브랜드로 입지를 다지는 시작점에 섰다. 과연 내년에는 어떤 새로움을 모색하여 관람객들을 맞이할지 기대감이 앞선다.

Words & photograph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DEFINE SEOUL
Still. Courtesy of Kukje gallery
Still. Courtesy of PKM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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