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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을 넘어 통합으로', 에프레미디스 아트 컬렉션 展 <Divided Skies>

'단절을 넘어 통합으로', 에프레미디스 아트 컬렉션 展 <Divided Skies>

입력: 2023. 12. 20(수)





2023. 11. 4 - 2024. 1. 6

스타브로스 에프레미디스 아트 컬렉션 展

Divided Skies

에프레미디스 서울

신표현주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독일 베를린에 뿌리를 둔 현대미술 작품들이 폭넓게 구성된 에프레미디스 컬렉션은 현재 독일에서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며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방대한 작품을 수집한 컬렉터 스타브로스 에프레미디스Stavros Efremidis가 갤러리스트 우승용Tom Woo과 2018년에 공동 설립한 갤러리 에프레미디스는 지난 5월 서울에 전시 공간을 마련하여 전속 작가들을 소개하는 그룹전과 개인전을 열었고, 이번에는 컬렉션 중에서 엄선한 일부 작품을 대중에게 최초로 공개한다.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게르하르트 리히터를 비롯한 주요 작가 시그마 폴케, 이자 겐츠켄, 알베르트 올렌과 신진 작가 토니 저스트 그리고 국내 작가 이승택 등 16명의 작품 17점을 선보이는 이번 특별전은 서울 삼성동에 있는 에프레미디스에서 내년 1월6일까지 열린다.

독일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미술사학자 그레고어 쿠악Gre-gor Quack이 기획을 맡은 이번 전시 <Divided Skies>는 정치적 분단이 인간성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하여 고찰한 크리스타 볼프Christa Wolf의 소설 제목과 같다. 작업실이 베를린에 있고 그곳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우리 삶에서 세대와 성별, 현실과 가상 같은 여러 요소와 영역이 둘로 나뉘는 ‘분단’을 극복하거나 이중성을 찾아내어 탐구한 작품들은 독일미술 흐름을 반영하는 동시에 ‘확장된 통합’으로 향하는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이끈다. 자연을 향한 애착으로 인하여 자유롭고 감정적이면서 철학으로 이끄는 낭만주의와 사실보다 심상(心象)을 중시한 표현주의 흐름에 다다른 독일미술은 눈부시게 번성하는 시기를 20세기 초에 맞이하였다. 그 뒤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문화를 철저히 부정당한 독일 미술가들이 은유적이거나 무의식에 의한 추상 표현 기법으로 격렬한 감정을 드러내는 신표현주의를 일으키며 전통적인 창작을 이어갔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1989년 이후에는 특히 이 지역으로 젊은 예술가와 창작자들이 모여들면서 이데올로기나 양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재료로 실험적인 예술을 선보이게 되었다. 이는 정치적이고 물리적인 베를린 장벽이 지닌 상징적 의미와 깊이 새겨진 역사의 아픔 속에서 관대하게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분위기로 이어졌으며, 독일 베를린이 다양한 장르의 예술을 창작하는 개방적인 도시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처럼 ‘분단’에서 ‘통합’을 이룬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환경에서 여러 세대 작가들이 작업한 작품이 한 공간에 모였다. 그레고어 쿠악은 ‘문화예술이 지역을 비롯한 폭넓은 영역과 세대에 드리워진 단절을 넘어서고자 함을 이번 전시 <Divided Skies>를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고 밝혔다.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왼쪽) ‘Betty’, 2014 (오른쪽) ‘Abstraktes Bild (551-6)’, 1984

게르하르트 리히터 작품은 두 점이 나란히 걸렸다. 추상화와 풍경화의 완벽한 중간 지점을 표현해낸 ‘Abstraktes Bild (551-6)’(1984)와 11살 딸의 사진을 똑같이 복사하고서 ‘흐림 효과’를 주어 그림과 사진의 한계를 드러낸 ‘Betty’(2014)이다. 작품에 정치적 의미를 담지 않고자 한 예술가의 작업 스타일이 이처럼 분명하게 나뉘는 데에는 그가 독일 동부 드레스덴에서 태어나 공산주의 리얼리즘을 교육받았고,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직후에 도망친 서독에서 미국 영향을 받은 자유롭고 민주적인 추상화가 보편적인 예술 언어라고 정한 틀에 갇힌 개인사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지극히 사적인 주제와 형상을 표현하고 어떠한 예술 운동에도 속하지 않으면서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예술가로 알려진 게르하르트 리히터는 그만의 작업 방식으로 자기주장은 내세우면서 그의 고유한 영역에 정치를 포함한 여러 요소가 개입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마치 등 돌린 베티처럼.

이자 겐츠켄Isa Genzken. ‘Susi’, 1990 /Courtesy of Efremidis Collection

알베르트 올렌Albert Oehlen. ‘Im Museum I’, 1982 /Courtesy of Efremidis Collection

알바로 우르바노Alvaro Urbano. ‘La Vida Breve (Ailanthus altissima)’, 2020, ©Alvaro Urbano /Courtesy of Efremidis Collection

이승택Seung-taek Lee. ‘Tied Stone’, 1984 /Courtesy of Efremidis Collection

콘크리트 블록에 오래된 안테나를 꽂은 작품 ‘Susi’(1990)는 독일 현대 조각가 이자 겐츠켄이 작업한 ‘세계를 연결하는 상징물’이다. 강력한 전파를 통해 동독 주민들은 서독의 라디오 방송을 들으며 베를린 장벽 너머를 이상향으로 여겼고, 그러한 인식은 통일 전후로 심리적으로나 표면적으로 변화를 이루었다. 기술이 종종 인간 사이를 구분 짓거나 한데 합치는 역할을 한다는 함축적 의미를 흔한 일상 재료에 담아낸 이 작품은 이번 전시 주제를 간단명료하게 드러낸다. 또한 동독과 서독의 경계에서 활동한 몇 안 되는 예술가 중 한 명인 A.R.펭크는 동독 경찰이 끊임없이 감시하는 가운데, 서독 작가들과 소통하며 활발히 활동하였다. 그는 ‘원시인’ 그림으로 추상과 구상을 완벽하게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정치적 의미와 예술적 가치를 동시에 지닌 작업을 하였고, 특히 이번 전시에 나온 ‘Where I Come From’(1990)은 독일이 통일을 이룬 그해에 발표된 작품이다.

스타브로스 에프레미디스 아트 컬렉션 展 <Divided Skies>가 열린 전시장 전경. 왼쪽과 가운데 작품은 사이먼 후지와라 작품 ‘Who is She? Who is He?’(2021), 오른쪽은 토니 저스트 작품 ‘In a Thin voice’(2020)

이외에도 독일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오래된 현대 예술가 알베르트 올렌의 대표작 ‘거울 회화Mirror Paintings’가 눈길을 끈다. 이는 회화 일부분에 붙인 거울 조각이 관람객을 비춤으로써, 작품과 명상하듯이 감상하는 관람객 사이에 보이지 않던 경계를 재치 있게 비판한 작업이다. 서로 등 돌린 듯한 새 두 마리와 달을 그린 노버트 쉬본코브스키 작품 ‘2 im Baum’(2007)은 묘한 불안감을 서서히 느끼며 고찰하게 한다. ‘천국의 나무’로 불리는 Ailanthus altissima 식물을 닮은 나무 금속 작품은 알바로 우르바노가 제작하였다. 푸릇한 겉모습과 달리 자세히 들여다보면 갈색 반점들로 뒤덮여 병들어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작품은 나무에 빗대어 삶이 죽음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에서 상태를 단정 짓지 않는 시각과 태도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는 듯하다. 알바로 우르바노와 마찬가지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다룬 카샤 후다코우스키, 내면에서 일어나는 갈등을 회화로 표현한 토니 저스트, 현대인의 남성성과 여성성을 혼란스럽게 인용하여 풍자한 사이먼 후지와라 그리고 전통과 진보 사이에서 ‘비조각’을 실천하며 한국 아방가르드를 선도한 이승택 등이 경계를 오가며 이끄는 예술세계가 관람객을 깊은 사유로 이끈다.


에프레미디스 서울
Efremidis Seoul

지난 5월, 서울에 전시 공간을 마련한 독일 베를린 에프레미디스는 독일 신표현주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폭넓은 현대미술 컬렉션을 소장한 컬렉터 스타브로스 에프레미디스Stavros Efremidis와 갤러리스트 우승용Tom Woo이 2018년에 공동 설립한 갤러리이다. 5년여 동안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아트바젤Paris+ par Art Basel’, ‘FIAC’, ‘아트 쾰른Art Cologne’, ‘리스테 바젤Liste Art Fair Basel’ 등 세계적인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하였고 여러 차례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에프레미디스 서울은 전속 작가를 소개하는 그룹전을 두 차례 열었고, 2인전과 개인전을 차례로 선보였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41-19 1층
화요일(Tue) – 토요일(Sat), 10:00 – 18:00
문의: +82 70 7778 2018


Words and photographs by Grace
Still. Courtesy of Efremidis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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