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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강훈 개인전

강강훈 개인전



2022. 12. 15 - 2023. 1. 29

강강훈 개인전

조현화랑 (해운대)



사진 같은 그림을 왜 그리는지에 관한 물음을 수도 없이 받아왔다.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사진보다 마음을 담을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림은 그 자체가 고유한 존재다. 사진과 비교될 대상이 아니라
화가가 치열하게 생각한 끝에 나온 조색의 결과물 그 자체다.
- 강강훈 작가노트에서

한국 현대미술에서 극사실회화의 계보를 잇는 강강훈 개인전이 내년 1월29일까지 조현화랑(해운대)에서 열린다. 2016년부터 작품에 줄곧 어린 딸을 그린 작가는 아빠로서 어여쁜 시기를 간직하고 싶은 시선을 머리에 물감을 묻힌 모습에 오롯이 담아냈다. 3년 만에 여는 이번 전시에서는 성장한 딸아이에 사물을 더하여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소중한 존재가 과거와 교감하며 미래를 여는 좀 더 폭넓어진 주제를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선보인다.

작품 ‘해는 진다 (2022)’는 어디선가 들어온 빛이 목화와 아이의 머리 윗부분에만 맺혀 있다. 태양 같기만 했던 어머니가 해가 지듯 떠나고 빛은 새로운 세대를 비추고 있음을 보여준다. /Courtesy of the artist and Johyun Gallery

이전 작품에서는 자그마한 여자아이의 머리에 흩뿌린 푸른빛 물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미세한 솜털과 땀구멍까지 섬세하게 그렸던 작가는 스스로 비춘 듯한 닮은 모습에 물감 대신 목화를 얹었다. 목화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얼마 전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린 작가는 ‘목화의 부드러운 솜털이 하얗게 센 어머니의 머리카락 같았고, 솜을 받치고 있는 쪼글쪼글 갈라진 잎사귀는 갖은 고생을 겪으며 자식을 키워온 어머니의 손을 닮았다’고 말한다. 꽃이 피고 지면 열매를 맺고 그 열매의 꼬투리가 터지면서 흰 솜털을 드러내는 목화가 꽃처럼 아름다운 시기는 아주 짧고 인생 대부분을 자식에 희생한 어머니를 늘 기억나게 한다. 또 어느 날은 목화의 마른 가지가 부모, 온전히 보존된 솜이 자식으로 여겨져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동안 부족한 자식으로서 속죄하는 마음이 간절했다고 전한다. 이렇게 지난 시대를 살아온 소중한 어머니 혹은 부모 자식을 상징하는 목화와 다가올 시대를 이어가는 소중한 딸아이가 한 화면에 담겨 세대를 아우르는 가족의 애틋함과 깊은 울림이 관람자에게도 오롯이 와 닿을 듯하다.

강강훈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조현화랑 전시장 전경 /Courtesy of the artist and Johyun Gallery

목화만 그린 소품도 눈길을 끈다. 주로 인물 초상을 그려온 작가는 특정 사물을 주요하게 다룬 이번 시도가 큰 도전이었다고 한다. 목화와 충분히 교감하며 감정을 끌어내는 시간이 필요했다고. 추상과 구상의 경계에서 갈등하며 고뇌한 작가는 인물을 그리면서 의도적으로 추상적 연출을 시도했던 기존 작업과 달리 ‘우연’을 경험하며 극사실주의를 탈피하고 자유로운 작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작품 소재인 목화의 솜 형태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추상성을 충분히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특유의 부드러운 솜털은 바람에 날리듯 하늘거리고 중심부는 두꺼운 물감으로 강한 마티에르를 주었다. 메마른 잎사귀도 묘사보다는 어둠에 숨겨진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하면서 목화가 갖는 고유한 색채를 써서 작가가 마음에서 일으킨 심상을 우리에게 더 솔직하게 와 닿게끔 표현하였다. 포근하게 감싸주고 위로하는 ‘목화와 우리딸’로부터 인간적인 아름다움과 사랑을 깊이 느끼는 전시를 만나보시길.

강강훈
그림으로 그려낸 현실realism과 현대인이 살아가는 현실reality의 관계를 재해석하게 만드는 극사실주의 작가 강강훈은 아트바젤 홍콩 솔로쇼(2012-2013) 2회를 포함하여 개인전을 5회 가졌고, 단체전은 20회 이상 참여하였다. 주요 그룹전으로는 제주도립미술관(2022), 경기도박물관(2015), 제주 현대미술관(2013), 경남도립미술관(2013), 서울시립미술관(2011) 등이 있다.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등 해외 아트페어에서도 작품을 선보였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조현화랑
Johyun Gallery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해운대해변로 298번길 5
Tel +82 51 746 8660
Hours Tuesday–Sunday, 10:30 AM – 6:30 PM

1990년 개관한 조현화랑은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를 발굴하고 실험적인 전시를 다양하게 열며 지역 미술 발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뛰어난 안목과 한국 현대미술 사조의 이해를 내세워 단색화 풍의 정창섭,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김기린의 전시를 여러 차례 열었고, 한국 현대미술의 오늘을 꾸준히 소개한다. 최근에는 김종학, 이배, 권대섭, 윤종숙, 진 마이어슨, 보스코 소디, 베르나르 프리츠, 클로드 비알라, 조루쥬 루쓰, 아야 타카노 등 국내외 주요한 전시를 선보이며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강강훈, 안지산, 이소연, 조종성 등 독보적인 작품세계로 주목받는 작가들의 작업 활동과 국제무대 진출을 위한 통로로써 힘쓰고 있다. 현재 국내외 아트페어에 활발히 참가하며 동시대 현대미술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 주도하는 역할을 해나간다.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Johyun Ga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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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수 | Drawing in the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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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5 예비 전속작가제 사업 공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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