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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 환상 풍경과 암울한 현실을 드러낸 글귀로 공감 · 위로 전하는 전시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 환상 풍경과 암울한 현실을 드러낸 글귀로 공감 · 위로 전하는 전시

입력: 2024.3.24(일)


2024. 3. 15 - 4. 14

세상 모든 것은 순수 에너지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피곤하다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Michael Rikio Ming Hee Ho

상히읗


고요한 긴장감이 감돈다. 전시장 벽면에는 정형화된 사각 틀이 아닌 입체적인 사각기둥 형태로 만든 캔버스가 걸려 있고, 너른 바다를 감싸는 아름다운 일몰부터 열대 우림이나 야자수가 가득한 삭막하고 광활한 사막까지 다양한 자연 풍경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그리고 그 위에 ‘벌레처럼 등에 붙어 있다’ 같은 자기 신세를 한탄하는 유머나 ‘얼음조각으로 저녁을 때운다’는 암울한 현실을 드러낸 글귀가 쓰여 있어 풍경 그림과 어긋나는 분위기를 풍긴다. 언뜻 바바라 크루거가 보여주는 짧은 표어와 강렬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그보다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서로 자주 주고받는 말들 혹은 온라인에서 유행하는 밈meme에 가깝다. 마치 내 이야기 같은 익숙한 느낌마저 들게 한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는 미국 출신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Michael Rikio Ming Hee Ho. 그의 국내 첫 개인전 <세상 모든 것은 순수 에너지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피곤하다>가 서울 용산구 상히읗에서 4월14일까지 열린다.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Michael Rikio Ming Hee Ho. ‘sorry sweetheart’, 2024, photo by Yuma Nishimura © Michael Rikio Ming Hee Ho / Courtesy of Sangheeut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Michael Rikio Ming Hee Ho 개인전 <세상 모든 것은 순수 에너지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피곤하다>가 열린 서울 용산구 상히읗 전시장 전경 / Courtesy of Sangheeut

마이클 리키오 밍 히 호Michael Rikio Ming Hee Ho 개인전 <세상 모든 것은 순수 에너지로 만들어졌지만, 나는 여전히 피곤하다>가 열린 서울 용산구 상히읗 전시장 전경 / Courtesy of Sangheeut

1996년 하와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를 수석으로 졸업한 호 작가는 일본을 기반으로 활동한다. 바바라 크루거와 안드레아 프레이저 등 저명한 예술가에게서 사사한 그는 다양한 상징 기호와 이미지 그리고 ‘기성품ready-made’ 텍스트를 혼합하여 현대 사회가 지닌 복잡성을 표현해왔다. 이번 신작은 특히 새로운 3D 형태 캔버스에 종이를 겹겹이 쌓아 물성을 강조한 콜라주 작업으로 관람객들이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넘어선 환상 세계마저 상상하도록 이끈다. 그러면서도 틀에 갇힌 갑갑한 사회에서 끝없는 물가 상승으로 삶의 질이 떨어진 요즘 세대의 시대정신을 고스란히 반영하여, 이들이 공통으로 패배주의에 빠지고 미래가 불투명한 현실에 체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가는 누군가에게 깨우침을 주는 격언이나 메시지가 아닌, 관람객들과 비슷한 생각으로 말을 건네어 위로하고 각자 신념을 가지고 이러한 현실에서 해방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작품에 녹여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일본 도쿄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작가가 젊은 감각으로 유머와 침울 사이에서 전하는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며 세대 구분 없이 공감하고 사유하는 전시가 될 듯하다.


상히읗
Sangheeut

서울 용산구 신흥로 30 (용산2가동)
수요일(Wed)–일요일(Sun), 11:00 – 18:00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Sanghee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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