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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레미디스 갤러리 서울 개관전 <전환(Tapetenwechsel)>, 6월24일까지 열려

에프레미디스 갤러리 서울 개관전 <전환(Tapetenwechsel)>, 6월24일까지 열려

지난 5월, 서울에 전시 공간을 마련한 독일 베를린 에프레미디스가 6월24일까지 개관 기념 그룹전을 선보인다. 에프레미디스는 독일 신표현주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폭넓은 현대미술 컬렉션을 소장한 컬렉터 스타브로스 에프레미디스Stavros Efremidis와 갤러리스트 우승용Tom Woo이 2018년에 공동 설립한 갤러리이다. 5년여 동안 ‘프리즈 런던Frieze London’, ‘아트바젤Paris+ par Art Basel’, ‘FIAC’, ‘아트 쾰른Art Cologne’, ‘리스테 바젤Liste Art Fair Basel’ 등 세계적인 아트페어에 꾸준히 참여한 갤러리는 여러 차례 우수한 프로그램으로 인정받았다. 2021년에는 하디 팔라피셰 솔로 부스로 FIAC의 Top10 갤러리에 들며 눈길을 끌었고 2022년에는 한국 작가 탁영준의 작품들을 선보인 ‘ Lieste Art Fair’에서 Top 5 갤러리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는 5년째 참가하는 ‘아트부산Art Busan’ 행사에 이어 서울 지점 개관전으로 국내 미술애호가들과 만나며 아시아 미술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전속작가 그룹 개관전 <전환 Tapetenwechsel>을 선보이는 에프레미디스 서울점 /Courtesy of Efremidis Seoul


나는 전환이 필요해.
나의 머리 주위를 환기해줘, 나는 더 이상 복종하고 싶지 않아.
- 독일 국민가수 힐데가르트 크네프가 부른 노래 가사에서


서울 삼성동에 새로운 전시 공간을 마련하여 변화를 꾀하는 갤러리의 개관 기념전에 함께하는 작가는 한나 소피 둔켈버그Hannah Sophie Dunkelberg를 비롯하여 미셸 그라브너Michelle Grabner, 톰 홈즈Tom Holmes, 토니 저스트Tony Just, 아서 레이들로Arthur Laidlaw, 아우라 로젠버그Aura Rosenberg이다. 이들은 갤러리와 오랜 인연을 맺어온 전속작가들로 모두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만드는 데 몰두하며 기존 질서를 벗어나는 작업으로 각기 다른 개성을 드러낸다. 이들은 일상에서 친숙하면서 아주 가볍지 않은 ‘전환’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를 통해 다채로운 시각과 경험을 선사한다.

한나 소피 둔켈버그Hannah Sophie Dunkelberg. ‘P9235 MISSION’, 2021 /Courtesy of Efremidis Seoul

한나 소피 둔켈버그는 전통적인 조각 작업을 따르기보다 산업 재료를 활용하고 디지털 방식을 더하는 새로운 시도로 예술세계에 자리 잡은 위계질서에 변화를 일으킨다. 전시장에 걸린 부조(浮彫) 작품 ‘P9235 MISSION’(2021)는 식물을 장난기 넘치는 추상 형태로 나무판에 조각하고서 플라스틱 시트를 그 위에 덮었다. 그리고 전자기기나 액세서리, 가득 담긴 초콜릿 등에 모양을 맞춘 포장 틀을 제작하는 기술(진공 성형 공정)을 써서 매끄럽고 광택이 나는 디지털 이미지로 형체를 바꾸었다. 예술작품이 오랜 세월 확고하게 지녀온 전통적 지위에 산업 기술로 인한 대량 소비를 상징하는 경험을 층으로 쌓아 올려 물질에 얽힌 인간의 인식을 ‘전환’하고자 한다.

미셸 그라브너는 레이스, 뜨개, 면과 같은 직물에서 반복되는 격자무늬를 붓으로 섬세하게 그려낸다. 커튼, 벽지, 타일, 식탁보 등 집안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을 듯한 노란 격자무늬로 가득한 대형작 ‘Untitled’(맨 위 사진)와 마주하면 산뜻하고 가정적인 따스함을 느끼면서도 옷감을 짜온 역사에서 비롯된 여성을 향한 고정관념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씨줄과 날줄이 엮인 직물에서 정치적 권력 구조를 엿보았다고 밝힌 작가는 ‘결코 정치적이지 않은 형태는 없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나는 30년 동안 회화에 모든 것을 바쳤다’라고 강조한다. 페미니즘feminism 시점에서 작업하며 눈에 띄지 않던 형태들을 담론하는 장으로 끌어내었고 같은 듯 다른 격자무늬를 바라보며 미세한 차이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드러냈다.

토니 저스트Tony Just 작품 1점(사진 왼쪽)과 아서 레이들로Arthur Laidlaw <Ghost> 연작5점 /Courtesy of Efremidis Seoul

톰 홈즈Tom Holmes 연작 <Untitled Arrangement> /Courtesy of Efremidis Seoul

밀도 높은 붓 터치로 강렬한 색을 입힌 아서 레이들로의 추상 회화는 도시와 건축물에 남아 있는 역사적 흔적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내면에는 개인이 지닌 기억에서 비롯된 불확실한 고민을 담았다. 2010년경 중동에서 스케치하고 사진을 찍은 작가는 몇 달 뒤에 튀니지에서 시작되어 아랍 중동 국가 및 북아프리카로 번진 반(反)정부 시위 ‘아랍의 봄’을 지나오며 스스로 보호장치를 덧대어 변한 정체성과 모순된 현실을 깨달았고 회화에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만화경과 같이 구성한 이미지의 ‘진실’을 모호하게 흐리기 위해 페인트, 연필, 잉크 그리고 구아슈를 덧입혔다. 그렇게 겉과 안의 경계선을 흐린 작가는 현실은 무엇인지, 상상한 것은 무엇인지, 무엇을 소실했으며 무엇이 남아 있는지를 관람자가 깊이 생각해볼 기회를 남긴다.

토니 저스트Tony Just. ‘Spiritual Allegory (gold and silver), 2020 /Courtesy of Efremidis Seoul

아우라 로젠버그Aura Rosenberg ‘untitled, 1989-93, edition 1/6 /Courtesy of Efremidis Seoul

이외에도 미국 대량 소비문화를 상징하는 값싼 물건들로부터 이미지를 빌려 왜곡한 톰 홈즈는 눈에 보이는 너머로 관람자를 이끌어 어린 시절이나 해방, 화해, 향수와 같은 주제를 생각하도록 한다. 20세기 초에 활동한 독일 소설가 한스 팔라다Hans Fallada가 유작으로 남긴 <술꾼 The Drinker>에서 영감을 얻은 토니 저스트는 주인공이 트라우마를 겪고 치유하는 과정을 캔버스에 고스란히 담아낸다. 작가는 와인을 흘리고 그 주변 공간을 채색하고 손바닥으로 직접 물감을 바르면서 감정 변화를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졌다. 1980년대 후반에 친구를 놀리려고 돌 위에 에로틱한 잡지 사진을 붙인 아우라 로젠버그는 그 ‘장난’을 작업 기법으로 삼아 수십 년간 대지예술이 남성적 허세에 불과함을 풍자하며 미술관과 공공장소에 공개하고 있다. 욕망으로 가득한 돌이 멀리서는 다른 형상으로 보이도록 하는 섬세한 연출로 관람자의 인식을 새롭게 한다.

전시장에 들어선 이들은 바람결 따라 살랑이는 노란 체크무늬 커튼 사이로 봄 햇살이 비껴드는 따스한 아침을 맞이하듯이 새로운 감각을 느끼게 될 듯하다. 에프레미디스 서울과 여섯 작가가 작품을 통하여 색다른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마련한 시간을 누려보시길 바란다.


에프레미디스 서울
Efremidis Seoul

서울 강남구 삼성동 41-19 1층
Tel +82 70 7778 2018
Hours 화 – 토, 10 AM – 6 PM


Words by Grace
Additional photographs by Koeun Lee
Still. Courtesy of Efremidis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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