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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 기후위기를 문화예술에서 해답 찾아 나선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 성료

AI · 기후위기를 문화예술에서 해답 찾아 나선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 성료

입력: 2025.06.05(목)


5월27~30일 4일간 서울 대학로에서 개최, 문화예술 전문가 400여 명 참석
기술·기후·공동체 등 사회적 이슈 문화예술의 역할 조명

오늘날 인류는 AI, 기후위기, 공동체 해체 등 여러 사회적 이슈들로 전환기를 맞이하였다. 과연 문화예술은 이에 대해 어떤 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낼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물음을 중심으로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World Summit on Arts and Culture가 지난 5월27일부터 30일까지 4일간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열렸다. 202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지난 총회 이후 회원국들이 만장일치로 지지하여 다음 개최지로 선정된 서울에서 2년 만에 개최된 이번 행사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정병국, 이하 아르코)와 예술위원회 그리고 문화기관 국제 연합(이사장 크리스틴 다니엘슨Kristin Danielsen, 이하 IFACCA)이 공동 주최하였다. 문화예술 전문가 93개국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62개국 104명 연사가 ‘문화예술의 미래 구상’을 주제로 국제 문화정책을 논의하였다.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 대담 중 마이클 러닝 울프(사진 왼쪽)와 김아영 작가 / Courtesy of Arts Council Korea

이번 문화예술세계총회에서 주요 화두는 인공지능(AI)이었다.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문화 다양성을 비롯하여 지식 주권과 창작의 미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주제로 부상하였다. AI가 예술에 미치는 영향과 불확실한 시대 속 인간의 고유한 서사와 예술가의 주체성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원주민 출신 AI 윤리학자​마이클 러닝 울프Michael Running Wolf는 AI가 위험한 이유는 지능형이어서가 아니라 어리석기 때문이라며, 데이터 착취와 언어 표준화가 초래할 문화적 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원주민 언어의 다중합성적인polysynthetic 특성을 언급하며, 영어 기반의 표준화된 언어 모델로는 이를 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AI가 작동하는 방식이 문화 표현의 다양성을 위협하고 지적 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으며, 이는 과거 식민주의적 착취와 닮았다고 강조하였다. 미디어 아티스트 김아영은 “예술이 기술에 질문을 던지고 가능한 미래를 상상하는 역할을 하지만, 일상생활을 즉각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마이클 러닝 울프는 자신의 프로젝트가 실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급변하는 시대, 문화의 미래 전망’을 논의한 통합 세션에서는 위기에 직면한 시대에 문화의 본질을 묻는 논의도 이어졌다. UN 문화권 특별보고관 알렉산드라 잔타키Alexandra Xanthaki는 "문화는 특정 국가의 전유물이 아닌 삶의 방식이며 자유"라고 말하며, “문화가 권력의 정당화가 아닌 인류성과 정체성 회복의 수단이 되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양성에 대한 저항에 맞서는 정책과 모든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권 보장을 미래 정책의 핵심 과제라고 강조하였다.

AI와 예술의 관계에 대한 논의는 ‘한국 예술과 문화의 탄력적 미래상: 비판적 고찰’병행 세션에서도 계속됐다. 이외에도 기후위기, 지역 간 불균형, 공동체의 회복력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에 문화예술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세션이 이어졌다.

 이번 총회는 발표와 토론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전통적 국제회의와 함께, 예술 정책과 문화체험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기획 프로그램도 진행하였다. 보자기 도시락으로 참가자들을 환대하고, 전통과 현대를 잇는 한국 예술 체험과 단오를 모티브로 한 잔치 콘셉트의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월드카페World Café’ 세션에서는 자유로운 대화를 이어갔다. 스페인 문화부 국제관계 및 EU 부국장 라파엘 이보라 사라고사Rafael Ivorra Zaragoza는 “이러한 대화 형식이 각국의 정책 사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라고 평가하였다.

이번 제10차 문화예술세계총회는 다양한 국가와 기관 간 문화정책 이슈를 공감하고 연대를 이끌어낸 장이 되었고, 각국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와의 지속적 소통을 통해 구체적인 실천 의지를 다졌다. 노르웨이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자 IFACCA 이사장 크리스틴 다니엘슨은 “서울 총회는 선언에 머물지 않고, 9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장관급 세계회의 ‘몬디아컬트MONDIACULT 2025’ 등 국제 논의에 이바지할 출발점이 되었다”라고 밝혔다. 이번 총회를 진행한 아르코는 현재 한국에서 실행하는 문화누리카드와 에이프 캠프APE CAMP 등 문화정책을 소개하여 지속 가능한 국제 협력을 이끌어갈 수 있는 국가 기관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Words by Grace
Still. Courtesy of Arts Council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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